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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경제/경영] [한상복] 한 벤처 경영자의 에세이- ‘왕따 직원’과 일하기(하)

by SB리치퍼슨 2010. 10. 14.


[한상복] 한 벤처 경영자의 에세이- ‘왕따 직원’과 일하기(하) 
 
한상복(㈜비즈하이 파트너, 전 서울경제신문 기자) closest@bizhigh.com  
 
 
에세이를 쓴 경영자는 ‘싸가지’보다는 ‘핑계쟁이’의 해악이 더욱 크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 불성실성이 다른 구성원에게 전염될 수 있는 ‘역병’일 소지가 높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기업에 있어 인간성이 나쁜 것은 용서가 되지만 실력이 없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는 어떤지요. 이 분은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경영자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어쨌든 모든 것은 경영자의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모름지기 CEO는 ‘악역’을 자처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도 눈이 가는 대목입니다.

(C) 두 사례간 비교 분석

‘싸가지’와 ‘핑계쟁이’는 왕따 직원의 두 가지 전형을 보여준다. 그 하나는 진취적이며 다른 하나는 소극적이다. 진취 성향이 지나치면 타인에 대한 공격 성향이 두드러지며, 반대로 심히 소극적인 자세는 스스로를 기업 구성원이 아닌 ‘월급 도둑’으로 전락시키게 된다.

‘싸가지’의 경우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은 넘쳤으나 성격상의 결함 때문에 조직생활 적응에 실패한 반면 ‘핑계쟁이’는 의욕도 없고 다른 직원들과 어울리지도 못해 부적격자의 낙인이 찍혔다.

‘싸가지’는 어떤 일을 맡을 경우, 자신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면 짜증부터 내고 마지 못해 수행하는 스타일이었으며 ‘핑계쟁이’는 무슨 일이라도 일단 받아 놓고는 세월을 보내는 사례가 많았다. 그래서 관리자가 잊기라도 하면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한편 ‘핑계쟁이’는 어쩌다가 한번씩은 일에 의욕을 보일 때도 있었다. 다독거려주고 칭찬을 해주면 하루 이틀 정도는 그 약효를 보이기도 했으나 사흘 이상으로는 지속되지 못했다. 반면 ‘싸가지’의 경우 넘치는 의욕(공명심) 탓에 하루에도 여러 차례 주변 사람들과 다툼을 벌였다.

성장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자원이다. 인적자원은 시장에서의 기업간 싸움에서 비밀무기다. 조직의 모든 인적 자원이 소비자 적합성의 메시지를 이해한 기업은 승리의 길에 들어섰다. 필요한 인적자원의 확보가 힘들고 직원의 소속의식도 약해 회사에 대한 충성이 거의 의미가 없는 시대에, 어느 특성요소에서건 지배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의 표는 ‘싸가지’와 ‘핑계쟁이’의 패턴을 비교한 것이다.


싸가지 핑계쟁이
회사 매출 기여 없음 없음
고객(사) 관계 직원중 최악(자주 다툼) 고객사 담당자가 잘 모름

- 전화로 몇 차례 연락한 정도

회의 시 태도 열심히 자기 의견만 주장

(현실성 떨어지는 뜬구름 잡기 아이디어 백출)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폄하

- 대화가 되지 않는 스타일

의견을 한 번도 내본 적이 없으며 다른 생각을 하는 듯함
업무지시에의 반응과 follow-up 짜증부터 내고

마지 못해 임하는 사례 많음

일단은 수용한 뒤

최대한으로 시간 끌어

관리자가 잊도록 하기

- 일에 ‘성실하게 매달려 있기’ 또는 ‘일을 아껴서 하기’

자신에 대한 생각

(발언)

“나는 기획자이지 영업맨은 아니다”

“그런 건 애들이 하면 되는데 왜 나에게 맡기나요?”

“이 정도 경력이면 팀장 자리는 주셔야지요”
다른 직원의 평가 ‘폭탄’ 다독거려주면 그나마 하려고 할 때도 있는데, 오래 가지는 않음
성실성 자기 편한대로 생각하고 행동

(예측불허)

“형 회사를 도와준다”면서 무단 결근

걸핏하면 앓아 눕기

야근 때면 도망

야근하면 다음날은 결근

휴일 근무 때는 연락두절


 


표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벤처 창업 열풍 이래 인력난에 시달린 벤처기업이 조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직원을 채용함으로써 겪은 사례의 일부를 전형화시킨 것이다. 어느 기업이나 ‘싸가지’ 또는 ‘핑계쟁이’ 같은 전형의 직원을 두고 있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CEO들은 이 같은 왕따 직원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CEO의 가장 큰 고민이 ‘사람문제’ 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왕따 직원과 함께 일하는 CEO는 모든 것을 챙기고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CEO의 한계가 회사의 한계를 결정짓는 비효율이 노정된다.

본 연구는 기업을 운영하는 CEO의 입장에서 엄밀하게 따져 볼 때 ‘싸가지’보다는 ‘핑계쟁이’의 조직에 미치는 해악이 더욱 크다는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싸가지’는 개인적 특성으로 치부하여 다른 조직원들이 왕따를 시킴으로써 견제가 되지만 ‘핑계쟁이’의 불성실은 다른 직원들에게 전염될 수 있는 ‘역병’에 다름 아니다. 직장 생활 경험이 짧은 새내기 직원들이 ‘핑계쟁이’의 행태를 보며 “저렇게 해도 회사에서 잘리지 않는구나”하는 인식을 갖고 따라 한다면 그 조직은 모래 위에 세워진 탑으로 변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일을 하는 직원들의 기준에서 사람을 평가는 가장 큰 척도는 ‘인간성’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싸가지’의 해악이 크다. 그러나 경영자와 주주의 시각에서 보면 ‘인간성’보다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 ‘실력’과 ‘성실성’이다. 인간성이 나쁜 것은 간과할 수 있으나 실력이 없는 것은 용서가 안 된다는 것이다.

‘핑계쟁이’에게는 목표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항상 목표가 문제다. 목표를 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행동이 없는 것이다. 일단 목표를 정하고 나면 다른 질문은 쓸모가 없다. 결정을 내린 후에는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필요 없어지고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곧장 넘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CEO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명확한 동기와 목표의식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CEO는 항상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조직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수시로 왕따 직원을 추려냄으로써 다른 직원들과 격리시켜야 한다. 그래서 CEO는 모질어야 한다. 때로는 ‘핑계쟁이’ 같은 직원을 축출하기 위한 악역을 자임해야 하며, CEO 스스로가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여길 경우, ‘악역 모델’을 발굴하여 권한을 위임해야 하는 것이다.
가장 효율적인 조직은 모든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가질 때 완성된다고 한다. CEO는 조직원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일로매진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 체계를 가지고 시스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또한 CEO는 직원들의 잘 잘못에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고 사업적인 시각에서 분석해야 한다. 이는 마치 위대한 골퍼의 자세와도 비슷하다. 위대한 골퍼들은 초연해서 자신의 샷 하나하나를 전혀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고 순수한 정보 분석 차원에서 평가할 수 있다.

21세기는 창조의 시대다. 모든 조직원이 주인의식과 지식, 성실성으로 중무장 해야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무대를 헤쳐 나갈 수 있다. 조직원의 확고한 주인의식은 사업의 신뢰도를 높이 쌓아 주변에 우호적인 기업 이미지를 형성시킨다. ‘이미지’가 기업의 가장 큰 무기가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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