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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양재찬의 프리즘] 과도한 달러 유출입 차단 필요

by SB리치퍼슨 2010. 1. 19.
달러 유입이 많다는 건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단기성 투기자금이 많다는 것 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될 것 같다. 미국, 유럽, 중국의 금리 인상이 발표될 쯤에는 우리나라에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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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과도한 달러 유출입 차단 필요

연초부터 외환시장이 출렁거렸다.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수직 상승함에 따라 환율은 수직 낙하했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7거래일 연속 떨어지며 51.40원의 낙폭을 기록했다. 1월 11일에는 1110원대로 진입해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환율 급락은 회복세를 탄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내수가 취약한 상황에서 원화 강세는 중소 수출기업의 채산성에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환율이 떨어지면 원유와 원자재 수입가격이 싸져 물가 안정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12일부터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환율 급락세는 진정됐지만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한국이 원화가치 강세를 제어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다. 한국 경제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원화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절상 폭과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다. 새해 벽두부터 인도나 대만 등 다른 아시아권 신흥시장보다 원화가치 상승폭이 두 배를 넘었다.

그만큼 투기성 단기자금 이동이 많다는 이야기다. 시장 쏠림이 심하고 경제규모에 비해 거래량이 빈약한 우리 외환시장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아시아권의 다른 신흥시장보다 왜 우리 외환시장이 유달리 요동칠까? 외화자금시장에 달러가 일방적으로 급격하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달러 유입 요인은 무역수지 흑자와 달러 캐리 투자다. 금리가 사상 최저인 달러로 돈을 빌려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은 국가의 통화로 바꿔 그 나라 주식과 채권, 부동산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에 본격 유입됐다. 지난해 단기 채권 투자용으로 국내에 들어온 외화자금은 약 200억 달러. 올해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듯하다.

고용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등 미국 경제 상황이 나빠 저금리 기조는 지속될 것이고, 다른 신흥국가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한국이 매력적이라서 그렇다. 국외 투자자의 국내 채권 투자에는 세제 혜택을 주면서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는 지난해 말로 끝낸 점도 달러 홍수를 부채질한다.

달러가 부족해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해 달러를 빌려온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달러가 넘쳐난다. 그러니 1년 전까지만 해도 환율이 폭등하더니만 이번에는 폭락이다. 폭등과 폭락이 반복되는 것은 그만큼 정부의 환율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달러가 부족해 외환보유액이 바닥을 보이는 것만 외환위기가 아니다.

환율이 폭등과 폭락을 반복해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예측을 못하는 것도 일종의 외환위기다. 더구나 지금 밀려드는 단기 투기성 자금은 언제 썰물처럼 빠져나가 시장을 교란시킬지 모른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해 이미 아시아권의 달러 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경고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연초 “올해 금융회사들은 외화자금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관이 참여하는 외환정책협의회가 20일 열린다. 여기서 과연 어떤 정책 결정으로 시장의 쏠림현상을 차단할 수 있을까. 차익을 노리고 밀려드는 달러 캐리 자금에 대해선 거래세(토빈세)를 매기거나 이자가 없는 추가 예치금을 요구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브라질은 외국인 투자자금에 2%의 세금을 물려 급격한 달러 유입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보고 있다. 정부가 비상경제 체제를 6개월 더 유지하겠다는 각오만 다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양재찬 이코노미스트 편집위원·jayang@joongang.co.kr

출처: http://www.economistn.com/ContentManager?forward_page=/jsp/board/boardView.jsp&prc_name=biz.board.BoardPrc&command=boardView&board_no=1732&current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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