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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석의 비즈니스 게임] 비즈니스에는 진실 게임이 없다
저자: 고평석 |  날짜:2004년 07월 08일  


과거 MT를 가서 대학생들이 재미나게 하던 놀이가 있다. 이름하여 진실 게임. 대부분 해 봤음직한 게임이다. 쭉 둘러 앉아서 말 그대로 자신이 지목한 사람에게 진실만을 대답할 것을 요구하며 질문을 하는 것이다. 질문을 받은 사람이 거짓말을 해도 될 듯 한데, 재미나게도 이야기를 주고 받는 도중에 대개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진실이라는 이름 하에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데 있어 주저하기 때문이다.

“첫 키스는 언제 해 봤는가?”
“아무개를 속으로 좋아하고 있지 않는가?”

진실 게임의 묘미는 앞의 질문들과 같이 평소 이야기하기 곤란한 것들을 솔직히 털어 놓아야 하는 분위기로 만들어 실토를 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속내를 털어 놓고 아차 하면서 후회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같은 이름이지만 조금은 다른 내용의 진실 게임이 있다. 수년 간 시청자들이 즐겨 보는 TV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프로그램 포맷은 여러 출연자가 나오고 그 중에서 실제로 어떤 사실에 해당하는 혹은 해당하지 않는 사람을 한 명을 패널들이 찾아내는 것이다.


특별할 것 없는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이 나오지만, ‘진실’을 들이대면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일상적인 삶의 맛이 우러나오게 된다. 서로 속고 속이고 사는 복잡한 세상에서 다른 사람의 진실을 엿보게 된다는 것은 또 다른 쾌감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TV 진실 게임의 매력이 있다.

진실이라는 단어가 MT 놀이이거나 TV 오락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재미나게 느껴지는 것이다. 만약 우리의 생활 속 문제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가 진실을 밝히는 입장이든, 진실을 밝혀야 하는 입장이든, 아니면 부득이하게 거짓을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든 모두 힘든 일임은 분명하다.

특히 비즈니스에서는 진실에 관한 문제들이 늘 이슈가 되곤 하는데, 이는 오락 프로그램처럼 웃고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실되지 못하고 거짓을 선택한 비즈니스맨은 자기 덫에 자기가 걸리게 되어 있다. 한 광고 대행사 L사장의 ‘경영자들의 거짓을 구별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경영자는 거짓말에 대한 유혹이 늘 있습니다. 직원에 대해, 주주들에 대해, 그리고 소비자에 대해서요.”
“그렇죠. 그건 늘 느끼는 것입니다. 저도 회사들한테 주주나 소비자로서 많이 속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하하”

“경영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을 구분하실 수 있나요? 그것을 구분할 수 있으면 정말 좋지 않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재무제표나 회사 분위기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일까요?”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많은 경영자들을 만나본 결과, 한결 같은 기준은 진실된 경영자들은 하시는 말씀이 적고 정확하며 간단명료하다는 것입니다.”

L사장의 이야기는 상대방에게 의미 전달을 분명히 하는 경영자들일수록 진실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거짓을 말하기 위해서는 옆에 따라 붙는 장신구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어떤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심지어 있는 것도 없다고 하기 위해서 그렇다. 전달되는 내용이 복잡하고 모호하고 때로는 화려할수록 진실은 가려지기 쉽다. 우리가 일상에서 했던 거짓말을 생각해 봐도 이해가 쉽게 가는 점이다.

그리고 L사장은, “거짓을 이야기하던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회사나 개인의 좋은 시절이 빨리 가더라.”고 덧붙였다.

결국 비즈니스에서 거짓은 자신이나 회사에 치명적인 독이 되어 돌아 오는 것이다. 몇 번의 거짓이 통했다고 생각해도, 결국 진실은 밝혀지게 되어 있다. 진실 게임은 MT에서, 그리고 TV 프로그램에서 하는 것으로 족하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으로 인해 진실을 밝히는 것에 매달리게 만든다면, 그리고 헛갈리게 한다면 너무나 아까운 에너지가 낭비되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거짓은 밝혀지거나 응분의 대가를 받게 되어 있다.

거짓으로 인해 내 스스로의 값어치를 떨어뜨리지 말자. 비즈니스에서는 진실 게임이라는 단어가 필요 없음을 명심하자.


“어느 누구도 진실을 이길 수 없다.”
-그라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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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평석의 비즈니스 게임] '파리의 연인' 에 애드리브가 없었다면

 저자: 고평석 |  날짜:2004년 09월 30일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 이 얼마 전에 막을 내렸다. 마지막에는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MBC의 ‘대장금’ 이후 최고의 인기 드라마라는 영예를 안았다. 엄청난 인기를 몰고 다녔기에, 드라마 속 대사들이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회자되었고, 흥행의 원인에 대해 여러 분석들이 나왔다.

사실 예전에 많이 본 듯한 신데렐라 이야기에 다름이 아닌 드라마였기에 흥행의 이유가 더 궁금하였다. 일부에서는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박신양의 따뜻한 연기가 제일의 공신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자 주인공인 김정은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손꼽는다.

배우 김정은은 지난 수 년간 대중들에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계속 보여 주었다. 차태현과 함께 출연한 한 이동 통신사 광고에서 ‘묻지마, 다쳐.’ 라는 코믹한 대사를 유행시켰고, 영화 ‘가문의 영광’ 에서는 “이런 잡것이, 느그 말 다혔냐?” 라며 능청스러운 모습을 선보였다.

그리고 카드 회사 광고에서는 ‘부자 되라.’ 는 말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린 연기를 선 보인 후 함께 제작에 참여를 한 사람들로부터 김정은은 늘 애드리브의 귀재라는 말을 듣곤 했다.

방영과 동시에 촬영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TV드라마의 속성상 출연 배우들의 역량이 부족할 경우, 구석구석 빈틈이 보이기 마련이다. 반대로 출연 배우들이 순발력 있게 대응을 할 수 있으면 그 드라마는 무언가 꽉 차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파리의 연인’ 도 비슷했다고 한다. ‘파리의 연인’ 도 다른 인기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김정은이라는 배우가 탄탄한 뒷받침을 했기 때문에 꽉 찬 느낌이 들었다. 최고의 유행어였던 ‘애기야.’ 도 김정은의 아이디어라고 하면 이해가 될 말이다.

배우 스스로 자신의 특기가 ‘애드리브’ 라고 할 정도로 김정은 표 연기는 순발력이 있다. 자연스럽고 코믹스럽다. 하늘이 특별히 김정은에게 애드리브를 선물했을까? 한 두 번 선 보였던 것이라면 타고난 것일 수 있다. 가끔 성공을 거두었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매번 그런 평가를 받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만약 그게 현장에서 순식간에 나오는 것이라 믿는 사람이 있다면 순진한 생각이다. CF촬영이든, 영화 촬영이든, 드라마 녹화든 어느 때에도 똑같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은 실력이며 피나는 노력 덕분이다. 운이 좋은 것도 아니고, 타고난 것은 더욱 아니다.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인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대사만 달달 외워서 읊조리는 배우들은 수없이 많다. 왠지 모르게 딱딱해 보이는 연기를 보며 사람들은 부담스러워 한다. 그렇다고 그런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기에 그쳤을 경우 시청자들이 배우의 극중 역할에 대해 바로 이해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대본 이상의 것을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맡은 것을 다 했으니까.’ 라는 안일한 사고가 결국 연기자에게는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각자 맡은 일이 있고, 자신에게 정해진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을 훌륭히 해 냈을 때 스스로 뿌듯해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들을 할 것이다. ‘내가 이런 일을 해 낸 것을 모두 알아주겠지.’ 하지만, 이런 내 모습은 부단한 노력을 하여 연기 중간에 자연스러운 애드리브를 보여 주는 김정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위의 예는 한마디로 대사 그대로의 연기에 충실한 얼굴만 예쁜 여배우의 모습인 것이다. 발전없이 현상 유지하는 모습에 더 이상의 어떤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파리의 연인’ 은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그 배경에 배우 김정은의 뛰어난 애드리브가 있었다. 자신의 대사만을 소화하는데 그치지 않은 성실한 배우가 있었기에 드라마가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하였고, 화려한 막을 내릴 수 있었다.

나의 위치를 생각해 보자. 내 역할을 생각해 보자. 내 마음가짐을 생각해 보자. 대사를 100% 외우는 것에 만족하고 있지는 않은가? 대사를 완벽하게 외우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지금 당신의 역할에서의 애드리브를 연구해 보자. 누가 뭐라고 해도 노력하는 사람 앞에는 당할 자가 없는 것이다. 나의 직장, 나의 조직에서 김정은과 같은 존재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김정은은 상당히 탄력적이며, 내가 하면 재미없을 연기도 재미있게 한다.” - ‘파리의 연인’ 상대역 배우 박신양씨


Posted by SB패밀리
[고평석의 비즈니스 게임] 험악한 인상의 김 대리도 우리 회사에는 소중하다
저자: 고평석 |  날짜:2004년 12월 02일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일을 하고 싶어한다. 나이가 들수록, 직급이 올라갈수록 이런 심리는 더욱 강화된다. 심지어는 자기 사람들을 만들어 정치 세력화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회사 내에 깊이 자리잡을 때 결국 회사에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회사가 다양성을 지닌 사회에서 영리활동을 벌이는 단체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성향의 사람들이 회사를 이끌어간다면 머지 않아 그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함은 자명하다.

한 회사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대표를 만났다. 5년 넘게 회사에 수익이 제대로 발생하지 않고 있어, 고생을 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힘들어 보였지만, 그래도 회사 경영을 통해 꽤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했다.

그 배움 중 한 가지는 “역시 개발자들은 적어도 명문 대학 석사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다. 물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결론이라 뭐라 반박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인재에 대한 편협한 사고나 선입견이 그 동안 상당 부분 회사의 발전을 가로막아 왔음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능력이 아닌 서류로 모든 판단을 내리겠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밖에 없다. 얼마나 다양하지 않은 사람들만 그 회사에 모여 있겠는가?

예전 일본의 전국 시대에 있었던 일이다. 그 시대 유명한 무장인 호리 히데마사에게는 가신이 있었다. 그런데, 그 가신은 매우 인상이 안 좋게 생겨서 보기만해도 주위 사람들 기분이 우울해질 정도였다고 한다. 보다 못한 측근이 호리 히데마사에게 간청을 했다.

“주군이 그런 사람을 곁에 두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 됩니다. 사람들도 다들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곁에 두지 마시지요.”

“자네 말들이 옳긴 하네. 그러나 그 사람이 상가를 찾아가 조문을 하거나, 법률 문제를 해결할 때는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네. 어떤 사람이든 활용하기에 따라 다른 법이지, 여러 종류의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 그래도 중요하네.”

호리 히데마사도 역시 그 부하에 대해 인상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그 단점을 최대한 장점으로 살려 주었던 것이다. 어떤 조직이든 꼭 필요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에 맞는 적당한 사람을 적절히 배치해 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지혜가 호리 히데마사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사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남의 핑계를 대곤 한다. 사장들은 회사에 일들이 제대로 진행이 안 되면 직원의 능력이 안 되어서라고 한다. 중간 관리자들은 어떤 일이 마무리가 지어지질 않으면 부하 직원이 말을 잘 안 들어서라고 한다.

그리고 직원들은 능률을 올리고 싶은데, 같이 일하는 팀원이 내 마음 같지 않아서 그렇게 못하겠다고 한다. 많은 경우에 일이 잘 안 되는 것은 남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에 있어야 할 사람과 없어도 되는 사람을 마음 속으로 나누어 본다. 물론 자신은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늘 분류를 한다.

그러나 실제로 회사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필요하다. 내가 못하는 일을 나와 비슷한 사람은 역시 못한다. 생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나와 스타일이 다른 사람은 내가 못하는 일,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일을 잘 할 확률이 높다. 그만큼 회사에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실제로 필요 없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물론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쓰느냐의 문제와는 별개이다)

이제부터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거부하지 말자.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 궁금해 하지도 말자.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한다면 나 역시 이해가 되겠는가? 회사에는 분명 꼭 필요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 명심하자.

태산불사토양(泰山不辭土壤) : 태산은 작은 흙덩이도 사양하지 않는다. 즉, 큰 인물은 사소한 의견이나 인물도 잘 수용해서 큰 일을 이룬다. –사기-


Posted by SB패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