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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23 [자연/과학] 뱀 눈은 적외선 투시카메라?

[자연/과학] 뱀 눈은 적외선 투시카메라?


뱀 눈은 적외선 투시카메라? 


지루한 겨울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봄이 기다려지는 것은 따뜻한 날씨 못지 않게 꽃과 새싹이 펼치는 자연의 다채로움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정밀한 눈을 갖고 있다. 사람의 눈은 1만7000가지 색깔을 구별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깨를 으쓱거릴 이유는 없다. 사람이 보지 못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동물들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가장 민감한 눈을 갖고 있는 동물은 높은 하늘을 날며 먹이를 잡는 육식성 새다. 매는 인간에 비해 4∼8배나 멀리 볼 수 있다. 매는 색을 감지하는 원추세포의 밀도가 인간의 다섯배에 이르기 때문에 선명한 천연색 영상을 본다. 그러나 이들도 밤이 되면 맥을 못 춘다. 매의 눈에는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을 감지하는 간상세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어두울수록 눈에 빛을 발하는 고양이는 눈동자가 사람처럼 동그랗지 않고 세로로 길쭉하다. 이런 눈은 눈동자를 가늘 게 수축시켜 빛을 모을 수 있으므로 미세한 빛으로도 뚜렷히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망막 뒤에는 거울 같은 반사막이 있어 망막이 흡수하지 못한 빛을 다시 흡수한다. 이때 흡수되지 못하고 반사되는 빛 때문에 고양이의 눈은 어둠 속에서 빛난다. 

  반면 놀라운 후각과 청각을 지닌 개는 시각이 평편없다. 또 완전한 색맹이어서 개가 보는 세상은 오래된 흑백 텔레비전이 내보내는 화면 같다. 시각장애자를 도와주는 맹도견이 신호등을 구별하는 것은 혹독하게 훈련을 받은 결과이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개처럼 색맹이다. 이는 포유류의 조상이 색깔이 중요하지 않는 밤에 활동하는 동물이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한편 차가운 섬뜩함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뱀은 사람이 볼 수 없는 세상을 바라본다. 가시광선의 붉은색 바깥쪽에 있는 적외선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적외선은 열선이기 때문에 뱀은 먹이가 발산하는 열을 느끼고 접근하는 것이다. 적외선 투시카메라 같은 뱀의 눈에는 수영복 차림의 미녀가 알몸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경칩이 되면 개울까에 모습을 드러낼 개구리는 보통 동물의 눈과 달리 눈동자가 고정돼 있다. 이 때문에 물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물고기의 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시야에 파리 같은 움직이는 물체가 들어오면 즉시 알아차릴 수 있다.쓸데없이 이것저것 보느니 꼭 필요한 것만 챙기겠다는 것이다.

  꽃이 피면 어디선가 날아오는 나비와 벌 같은 곤충의 눈은 어떨까? 곤충의 눈은 그 모양부터가 상당히 다르다. 곤충은 홑눈이 수천개 모인 겹눈으로 세상을 모자이크처럼 바라본다. 따라서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모자이크 세상에서는 물체의 움직임이 더욱 과정돼 보이기 때문에 어떤 움직임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파리채를 휘둘러도 번번이 파리를 놓치는 이유이다.

  한편 곤충은 인간이 볼 수 없는 자외선을 볼 수 있다. 벌과 나비가 정확히 어떻게 꽃을 보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감지 영역이 비슷한 자외선 카메라로 꽃을 찍어보면 놀라운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의 눈에는 한 색으로 보이는 꽃잎이 자외선으로 보면 꿀이 있는 중앙으로 갈수록 짙어진다. 식물이 수정을 위해 벌과 나비를 끌어들이는 전략인 셈이다. 결국 인간은 식물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있는 셈이다(도움말 김종남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2001년 2월 22일 동아일보<김홍재 동아사이언스 기자>



Posted by SB패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