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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4 [경영/리더십] 협상에선 제3자를 내세워라
쌈꼬쪼려 소백촌닭


설득을 당할 때... 거절을 해야할 때..... 뭔가 핑계꺼리가 없을까?
"아마 와이프가 반대할 겁니다"
좋은 변명꺼리가 된다. 자, 핏치 못할 때는 제3자를 이용해 보자.


협상에선 제3자를 내세워라

김기홍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 05/31 12:55

 

거실에 오래 동안 놓아두었던 중고 피아노를 팔려고 내어 놓았다. 그런데 어느 사람이 관심을 가지며 그 가격을 물어온다. 그러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가?

1) 당신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최대의 가격을 부른다.
2) 팔기 위하여 최대한 가격을 낮춰 부른다.
3) 상대방이 염두에 둔 가격이 얼마인지 먼저 물어본다.
4) 와이프의 핑계를 대며 최소한 얼마는 받아야 한다고 둘러댄다.
 
먼저 첫 번째 방법. 물론 당신이 그 최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가격이 너무 높다면 상대방은 구매의사를 포기할지 모른다. 그러니 상대방이 어느 정도의 가격에 사려고 하는지 아무런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런 전략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중고 피아노의 시장가격을 잘 알고, 당신이 가지고 있는 피아노의 장단점을 잘 설명할 수 있다면 이런 방법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 이렇게 하면 틀림없이 피아노를 팔 수 있다.

당신이 최대한 가격을 낮춰 부르면 상대방은 그 가격에서 다시 어느 정도 가격을 낮추려 할 것이고(상대방이 협상을 잘 알고 있다면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다) 빨리 피아노를 팔고 싶은 당신은 선뜻 그 가격에 동의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피아노를 팔 바에야 차라리 동네 인근의 재활용품상에 파는 것이 좋다. 당신은 틀림없이 ‘말도 안되는’ 가격에 피아노를 팔게 될 것이니 그것 보다는 마음 편하게 재활용품상에 인도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세 번째 방법. 상대방이 염두에 둔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보는 것은 나쁜 방법이 아니다. 상대방이 이 피아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보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거래에 있어서 이런 방법은 협상의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넘겨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상대방이 너무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 당신이 염두에 두고 있는 가격을 받을 확률은 더 낮아진다.

마지막 네 번째 방법. 정말 좋은 방법이다. 와이프 핑계를 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면 당신은 두 가지의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상대방이 가격이 비싸다고 투덜거린다면 그러면 슬쩍 ‘와이프하고 한 번 상의해 보지요’하고 빠져 나갈 수 있다. 또, 상대방이 지나치게 가격을 깎을 경우 ‘아마 와이프가 반대할 것입니다’하고 말하면 상대방은 더 이상의 가격인하를 고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네 번째 방법이 가지는 의미를 정확히 알고 이 방법을 택했다면 당신은 협상을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위임이 가지는 힘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종류의 거래에 있어서 상대방의 지나친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는 방법은 결정권이 자기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상대방이 알게 하는 것이다.

‘사장님과 상의해야 합니다.’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위원회가 결정한 사항입니다.’ 만약 사장님과 이사회 같은 제 3 자가 없다면 가상의 제 3 자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라면 그렇게 하고 싶지만 제 동업자가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제 3 자를 설정한다면 협상에서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를 부드럽게 거절할 수 있고, 자연히 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된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자신이 직접 연봉 협상에 나서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우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직접 협상에 나선다면 구단주의 압력에 NO라고 말하기 힘들지 모르지만, 대리인은 아무런 부담 없이 NO라고 할 수 있다.

박찬호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렸을 때 스캇 보라스를 연봉 협상의 대리인으로 내세운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제 3 자를 내세우면 협상에서 불필요한 양보를 하지 않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개인만 이런 방법을 쓰는 것이 아니다. 일반 국민이 정부에 민원을 제기할 경우 ‘이것은 우리 소관사항이 아닙니다’ 혹은 ‘규정에 의하면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부서를 돌게 하면서 민원인을 지치게 한다.

우리 소관 혹은 규정이 바로 상대방의 요구에 대해 제 3 자의 존재를 내세우는 방법이다. 내가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답답하기 짝이 없지만 그 규정과 상의할 수도 없으니 일반 국민은 제 풀에 지치고 만다. 이게 위임의 힘이다. 그러니 관료제도란 위임의 힘을 철저히 이용하는 대단한 협상가인 셈이다.(협상컨설턴트)

Posted by SB패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