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 대목은 옛말”…송편 예약도 뚝, 달라진 2026년 추석 풍경
🌕 “명절 대목은 옛말”…송편 예약도 뚝, 달라진 2026년 추석 풍경

추석을 앞두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던 전통시장. 송편을 빚는 떡집에는 예약 주문이 밀려들고, 과일가게에는 선물용 과일 상자가 산더미처럼 쌓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6년 추석을 맞은 전통시장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송편 예약 주문이 끊긴 떡집이 있는가 하면, 과일 상자 대신 낱개 판매에 집중하는 상인들도 등장했습니다. 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줄고 명절 음식도 간소해지면서 과거의 명절 대목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올해 추석에 차례를 지낼 계획이라는 가구는 27.3%에 불과합니다.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문화는 여전하지만, 음식을 준비하고 선물을 구매하며 연휴를 보내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2026년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가정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최근 조사와 현장 보도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송편 예약 0건…전통시장에서 사라진 명절 대목

9월 21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청주 육거리시장의 한 떡집에서는 추석을 앞두고도 송편 예약 주문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명절 일주일 전부터 대량 주문이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손님들이 1~2㎏씩 당일 구매하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해당 떡집의 주문량은 과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명절에 대량으로 음식을 준비하던 문화가 달라지면서 떡집과 전집, 제수용품 가게처럼 명절 수요에 의존하는 업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떡과 전은 유통기한이 짧아 미리 만들어 놓았다가 팔리지 않으면 손실로 이어집니다. 상인들로서는 명절 대목을 기대하며 재고를 늘리기도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 차례 지내는 집 27.3%…10년 만에 달라진 명절 문화
전통시장의 변화는 소비 위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명절에 대한 가정의 인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6년 8월 21~26일 가구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에 차례를 지낼 계획이라는 응답은 27.3%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40.4%보다 13.1%포인트 감소했으며, 2016년 조사 당시 74.4%와 비교하면 10년 사이 47.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차례를 지내는 가정에서도 상차림을 간소화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올해 차례를 지낼 계획이 있는 가구 중 50.9%는 전통 예법에 맞춰 간소하게 준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준비하겠다는 응답은 13.2%, 직접 만든 음식과 구매한 제품을 혼합하겠다는 응답은 8.8%였습니다.
과거처럼 많은 종류의 음식을 준비하기보다 가족 구성원과 식사 인원에 맞춰 필요한 음식만 준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절 준비에 드는 시간과 노동 부담을 줄이고,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에 더 집중하려는 생활 방식과도 연결됩니다.
🍎 과일 한 상자 대신 낱개 구매…가벼워진 명절 장바구니

명절 장보기의 변화는 과일가게에서도 확인됩니다.
수원의 한 전통시장에서는 매년 추석이면 제수용 과일을 묶음으로 구성해 판매하던 상인이 올해는 아예 묶음 상품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줄고, 제수용 과일도 상자째 구매하기보다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손님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는 차례상에 수입 과일을 올릴 계획이라는 응답이 38.8%로 나타났습니다. 전통적인 차례상 품목에 얽매이지 않는 소비도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가 부담도 구매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소비자가 명절 지출을 줄이는 것은 아닙니다. 구매량은 줄이면서도 품질이 좋은 상품을 선택하거나, 직접 음식을 준비하는 대신 완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과거의 명절 소비가 대량 구매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가정의 필요에 맞춘 선택적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전통시장이 더 저렴한데도 손님이 줄어드는 이유
전통시장의 명절 특수가 약해진 이유가 단순히 가격 경쟁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026년 9월 첫째 주 전통시장 37곳과 대형마트 37곳, 온라인 플랫폼 2곳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이 가장 저렴했습니다.

전통시장의 차례상 비용은 대형마트보다 약 18.4%, 온라인 플랫폼보다 약 4.8% 저렴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시장에서 손님이 줄어드는 이유는 구매처를 선택하기 이전에 소비 수요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은 제수용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으며, 차례를 지내더라도 음식 가짓수와 구매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온라인 장보기와 간편식 구매가 더해지면서 전통시장의 명절 수요가 여러 유통 채널로 분산되고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만으로는 과거의 명절 대목을 되찾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 고향 방문은 여전하지만…집에서 쉬는 추석도 늘었다
명절을 보내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올해 추석 연휴 계획을 조사한 결과, 본가나 친인척 집을 방문하겠다는 응답이 50.7%로 가장 많았습니다. 집에서 휴식이나 여가를 즐기겠다는 응답은 36.1%로 뒤를 이었습니다.

고향 방문이 여전히 가장 일반적인 명절 일정이지만,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방식도 명절을 보내는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가족이 모이더라도 집에서 여러 음식을 직접 준비하기보다 식당에서 식사하거나 외부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9월 24일 보도된 외식 예약 플랫폼 조사에서는 추석을 앞둔 한 주간 가족 모임 검색량이 평소의 4.2배로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는 해당 플랫폼의 검색량으로, 전체 가구의 외식 증가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명절이 반드시 집안일과 음식 준비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날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가족이 함께 쉬고 즐기는 시간으로 변화하는 모습입니다.
🏪 명절 대목의 변화…전통시장도 새로운 소비에 적응해야
그렇다고 전국 모든 전통시장의 명절 대목이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지역과 점포, 판매 품목에 따라 매출과 고객 방문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차례 인구 감소와 상차림 간소화가 지속된다면 송편과 제수용 나물, 건어물, 제수용 과일처럼 전통적인 명절 수요에 의존하는 점포의 어려움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부 상인들은 이미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청주 육거리시장의 한 떡집은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찹쌀떡과 피자설기 등을 판매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통시장에서도 소량 포장과 간편식, 온라인 주문, 평상시에도 즐길 수 있는 상품 등 소비자의 달라진 생활 방식에 맞춘 대응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명절 며칠 동안의 대량 판매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소비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2026년 추석은 한국의 명절 문화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차례를 지내는 가정은 줄어들고, 상차림은 간소해졌으며, 장바구니에는 필요한 음식만 담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고향을 방문하는 전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명절을 휴식이나 여행의 기회로 활용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명절의 의미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족을 만나는 방법과 명절을 기념하는 방식이 시대에 맞춰 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생계와 직결되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소비자의 생활 방식이 바뀌는 만큼 전통시장 역시 새로운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명절 대목은 옛말이 되어가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추석의 의미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많은 음식을 준비하는 명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명절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6추석 #추석풍경 #명절대목 #전통시장 #추석경제 #명절소비 #명절문화 #추석차례 #차례상간소화 #추석차례상 #송편 #추석음식 #명절음식 #추석선물 #추석물가 #전통시장활성화 #소상공인 #명절장보기 #온라인장보기 #추석연휴 #추석여행 #명절트렌드 #추석생활정보 #생활경제 #명절풍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