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진실 혹은 거짓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시장 내 금강축산은 돼지 가공 작업으로 분주했다. 숙련된 기술자가 돼지 한 마리를 해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0∼15분. 눈 깜짝할 사이에 뼈가 발라지고 삼겹살, 목살, 갈비 등 부위별로 나눠진다. 한쪽에서는 지방질을 제거하는 아주머니들의 손놀림이 재빠르다. 이곳에서만 하루 80마리 정도가 가공·포장된다. 삼겹살이 만들어지는 현장이다. 박진우 기자
언제부터 즐겼나
우리나라 사람은 언제부터 삼겹살을 즐겼을까. 갖가지 설이 난무한다. ‘일제시대 탄광으로 끌려간 사람들이 목에 걸린 탄가루를 씻어내기 위해 먹기 시작한 게 최초’(2001아울렛 축산담당 김성호 주임), ‘보릿고개를 막 넘긴 1970년대 중반부터 삼겹살을 구워먹기 시작했다’(연세대 앞 먹자숯불갈비 최복순 사장), ‘80년대 말부터 삼겹살을 구워먹는 문화가 생겼다’(대한양돈협회 홍보부 조진현 과장) 등 설에 따라 40년 이상 차이가 난다. 특이하게도 삼겹살은 갈비나 주물럭과 같은 원조 논쟁이 없다. 10여년 동안 삼겹살을 팔아온 최복순 사장은 “아마도 삼겹살은 별다른 양념이 들어가지 않아도 누구나 팔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맛있게 먹으려면
취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삼겹살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우선 고기를 구울 때 자꾸 젓가락으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러다 보면 육즙이 다 빠져나와 육질이 퍽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에 따라 다르지만 삼겹살을 구울 때 뒤집는 횟수는 1∼4회가 적당하다고 한다. 여러 사람이 고기를 뒤집으면 몇 차례나 뒤집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한 사람이 전담하여 굽는 것이 좋다. 야채와 곁들여 먹는 것도 필수다. 삼겹살에는 없는 섬유질을 보충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채를 함께 먹으면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생길 수 있는 배탈을 막는 데도 좋다. 최근에는 삼겹살 전용 소금, 양념, 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삼겹살을 보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가격파괴, 믿을 수 있나
최근 ‘가격파괴! 삼겹살 1인분에 3000원!’이라는 현수막이 붙은 가격파괴형 고깃집이 늘고 있다. 금강축산 진인성 부장은 “그런 집에서 파는 삼겹살은 대부분 외국산”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산 삼겹살의 소매가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가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삼겹살은 주로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국가에서 들여온다. 지난 1∼2월 삼겹살 수입량은 1만6000여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이 고기가 모두 음식점에 공급됐을 경우 200g을 1인분으로 할 때 우리나라 인구의 2배에 가까운 8000만인분이 팔린 셈이다. 현재 음식점에서는 육류 원산지표시제가 시행되지 않는데,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국산과 수입산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돼지 한마리서 얼마나
삼겹살이란 돼지의 갈비뼈를 떼어낸 복부의 넓고 납작한 부위를 말한다. 살과 비계가 세 겹처럼 보여 삼겹살이라고 불린다. 고기와 지방질이 적절히 섞여 인기가 높다. 서양인이 즐겨 먹는 베이컨도 사실은 삼겹살을 훈제한 것이다. 식탁에 오르는 돼지고기는 대개 생후 6개월 정도 자란 돼지다. 이 정도 사육하면 몸무게가 120㎏가량 나간다. 돼지 한 마리에서 나오는 삼겹살 양은 아주 적다. 몸무게의 10% 정도인 12∼13㎏에 불과하다. 금강축산 김돈형 대표는 “예전에는 삼겹살이 아닌 부위는 국내에서 잘 팔리지 않아 일본으로 수출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한국인이 삼겹살을 즐겨 먹는다는 얘기이다. 지난 3월 농협의 조사에 따르면 돼지고기 부위별 선호도(복수응답)는 삼겹살이 85.5%로 갈비(71.6%) 목살(67.7%) 안심(22.0%)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양이 적게 나오는 삼겹살은 돼지고기 중 가장 비싼 부위이기도 하다. 현재 냉장육 도매 시세로 1㎏에 1만원 정도. 같은 양에 가장 싼 엉덩이살은 3500원, 삼겹살 다음으로 비싼 목살이 8000원 정도다.
먹어는 봤나, 오겹살
오겹살은 대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다. 오겹살은 껍데기를 제거하지 않은 삼겹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방층이 두꺼워 언뜻 보면 비계와 살이 다섯 겹으로 보인다고 해서 오겹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금강축산 진인성 부장은 “돼지 껍데기를 그대로 먹었던 추억이 있는 장년층 이상이 오겹살의 주 소비층”이라며 “오겹살은 껍데기가 붙어 있어 삼겹살보다 쫄깃쫄깃하고 고소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삼겹살과 비슷한 비율로 팔려나갈 정도로 오겹살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건강에도 좋을까
삼겹살에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 B1이 소고기보다 10배나 더 들어 있다.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쉽게 피로해진다. 인, 칼륨 등 각종 미네랄도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와 수험생의 영양식으로 좋다. 예전부터 광부들이 즐겨 먹었던 것처럼 삼겹살은 중금속 해독작용이 탁월하다. 돼지고기의 지방은 녹는 점이 사람 체온보다 낮은 데다 흡착력도 뛰어나 대기오염, 식수 등으로 자신도 모르게 축적된 공해물질을 체외로 밀어내기 때문이다. 황사 바람이 심한 봄철에 삼겹살이 잘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겹살에 들어 있는 메티오닌 성분은 간장 보호와 피로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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