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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전세금의 경제학

by SB리치퍼슨 2019. 1. 6.

전세금의 경제학
[머니투데이 2006-08-16]


[머니투데이 브라운스톤 외부필자]

지구상에 전세금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전세금제도가 신기할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볼때 이해할 수 없어 한다.


한국 집주인이 시가 5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증금(전세금) 2억원만 받고 세입자에게 전세를 놓은 경우를 생각해보자. 외국인에게는 집주인이 왜 그런 손해나는 장사를 하는지 미스테리이다. 집주인이 5억원을 빌려서 집을 사서 보증금 2억원만 받고 세입자에게 빌려주는 셈이니 집주인은 차액 3억원(집값5억원-전세금2억원)에대한 대출이자만큼 매년 손해보는 셈이라는것이다. 왜 이런 손해나는 장사를 한국 집주인은 할까? 외국인의 입장에선 5억원을 다내고 전세들어와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한국 집주인들은 바보일까? 아니면 자선사업을 하는걸까?


그렇지 않다. 집주인은 바보도 자선사업가도 아니다.


집주인은 앞서든 예에서 5억원자리 집을 2억원에 전세놓고 매년 3억원의 조달 코스트만큼 손해보지만 한편으론 집값이 더올라서 더 큰 이득을 볼수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받아들인 것이다. 실제로 과거 한국 집값은 그동안 많이 올라서 전세 놓은 집주인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매매가와 전세값의 비율은 부동산 종류별 지역별로 다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에 강남의 아파트 경우 전세가가 매매가의 40%선에 머무는 경우도 있다.


소형평형 아파트는 매매가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으나 대형아파트의 경우는 매매가대비 전세금 비율이 낮은 경향이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는 매매가 대비 전세금의 비율이 높으나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값 대비 전세금비율은 낮으나 지방 아파트의 경우 비율이 높다.


매매값 대비 전세금 비율이 낮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이것은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집값의 상승 가능성을 높이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향후 집값이 많이 오를것으로 기대되는 인기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항상 매매가대비 전세금 비율이 낮은 경향이 있다.


실제로 오피스텔이나 지방아파트의 경우는 매매가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기에 집주인에게 당장 높은 수익률을 올려주는 것 같아 보였지만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르지 않아서 집주인에게 큰 이익을 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항상 매매가대비 전세금 비율이 낮은 부동산에 투자하는게 유리한가?


그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은 문제이다. 주식투자자도 이와 비슷한 문제에 직면한다. 투자자가 성장성은 없지만 은행이자보다 높은 배당금을 받을수있는 안정적인 배당주식을 살것인지? 아니면 배당금이 전혀없거나 은행이자보다 못하지만 향후 성장성이 뛰어난 성장주를 살것인지? 이것은 투자자의 선호도에 따라서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향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낮아도 당장 수익률이 높은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사람이 반드시 당장 수익률은 낮지만 집값 상승으로 인한 자본차익을 기대하고 강남아파트를 산 사람보다 어리석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투자자의 투자성향과 선호도의 차이란 것이다.


이자율 변동은 매매가와 전세값의 비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자율이 낮으면 집주인은 매매가와 전세금 차액의 조달코스트가 줄어들기에 손해가 줄아든다. 반면에 이자율이 올라가면 집주인의 손해가 커진다. 따라서 이자율이 올라간다면 매매가와 전세금의 차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에 전세계 금리가 올라가는 추세이다. 그래서 필자는 매매가와 전세값의 차이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도 집값은 조정을 보이고 전세금은 올라서 매매값 대비 전세값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브라운스톤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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