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메시지' 포기할까?

애플 '아이메시지' 포기할까?

애플은 독자적인 스마트폰 충전 단자 규격을 고집하다가 유럽연합에 결국 백기를 들고 USB-C 단자를 탑재한 아이폰15를 출시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유럽에서 시행 중인 디지털시장법(DMA)에서 적용되는 게이트키퍼에, 아이폰의 아이메시지 적용 여부를 두고 시장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내년 2월 아이메시지가 게이트키퍼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되면 애플은 더 이상 아이메시지를 고집할 수 없게 됩니다.

애플 아이메시지는 일반 문자메시지와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요?

아이메시지는 아이폰 이용자 안에서만 적용되는 문자 규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같은 통신망에 있더라도 아이폰이 아닌 그 어떤 스마트폰과도 문자메시지 기능이 모두 연동되지 않습니다.

문자메시지는 세계 각국의 통신사들이 개발한 규격에 따라 송수신됩니다. 과거에는 2G에서 3G, LTE 등 통신 기술 세대에 따라 문자메시지에서 지원하는 기능이 발전해왔고, 일부 제조사가 제때 규격을 지원하지 못해 휴대폰 이용자 간 불편을 겪어왔습니다.

예컨대 3G로 넘어오던 시절 일부 휴대폰에서 SK텔레콤과 KT 간 MMS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재난문자를 수신하지 못하는 구형 휴대폰 이용자에 재난 정보를 전달하는 점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메시지의 문제점은 이와 다릅니다. 기술 개발의 차이가 아니라 독과점적 위치를 지키기 위해 고의적인 폐쇄 정책에 따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표준화 작업을 거친 차세대 문자 규격인 RCS를 두고 애플은 채택을 거부하면서 직접 개발한 아이메시지만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든 스마트폰 이용자가 RCS를 이용하게 되면 와이파이를 통한 데이터와 메시지 전송을 비롯해 카카오톡과 같은 문자 수신 여부 확인이 가능해지고, 표준화된 규격인 만큼 종단 간 암호화를 통해 보안이 더욱 강화된 서비스를 쓸 수 있지만 애플의 폐쇄적인 방침에 아이폰 이용자는 예외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서로 주고받는 문자메시지 서비스 성격에 따라 다른 스마트폰 이용자의 불편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아이폰 이용자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하면 아이메시지가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 탓에 화질이 저하되고 특정 환경에선 전송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국내에선 피싱과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RCS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아이메시지의 지원만 계속할 경우에 아이폰만을 위한 별도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자메시지 기술에 RCS 표준규격을 채택하게 되면 애플에서는 그에 걸맞는 아이메시지를 업그레이드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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