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컬럼] 조금만 멀리 보면
흔히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어떤 일을 하건,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정치도 그렇고, 경영도 그렇듯이, 제품 개발도 결국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따라서 좋은 사람들을 잘 써야 한다.
일을 하고 다니다보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엔지니어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평소에 별일 없을때야 뭐 하던일 계속 하면서, 개발 작업도 여유있게 하고 그런다. 문제는, 일이 터졌을때다. 개발 중인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때도 그렇고, 더 심각하게는, 개발을 완료하고 납품을 한 제품에 하자가 생겼고, 이로 인해서 회사가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입게 될 상황이 생겼을때, 개발자들은 몇날 며칠씩 날밤을 새가며 디버깅을 해야 하고, 회사로서도 눈에 보이는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을 입게 된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개발을 완료하고 납품을 한 제품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었다고 해보자. 이로 인해서 회사가 입게되는 손실이 금전적으로 따졌을때 100억원이라고 한다면, 이를 최 단시간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디버깅 도구를 1억원 주고 구매를 해서, 손실을 50억원으로 줄여줄 수 있다면 이 1억원짜리 개발 도구를 안살 사람이 있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사고가 터진 시점에 그런 개발 도구를 살 경우는 보통 좀 늦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구매 절차도 그렇거니와, 그 도구를 잘 쓰도록 배우는 시간도 필요하고 해서, 당장 필요한 문제에 적용을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그러면, 개발 기간중에, 이런 문제점을 예상하고, 미리미리 장비나 개발 도구를 사 놓고 불의의 사태에 대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뭐 일종의 보험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당장 사용하는 1억원이 좀 아깝기는 하겠지만,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때 그 진가를 발휘할것이다.
자 그러면, 아예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발 과정 자체를 완전하게 만들면 어떤가? 방법은 간단하다. 개발자에게 그 1억원을 주고 완전한 개발을 독려하는 것이다... :)
위의 첫번째 경우처럼 사고가 터진 뒤에도 개발자들에게 노가다만을 강요하는 회사가 매우 많은 지금의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소리일 수도 있다. 개발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눈에 보이는 비용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매우 열악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도 늘 보게 된다. 그러니, "인사가 만사"라고 하며 개발자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는 소리는 허황된 소리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지만, 어쩌면 내가 주변에서 보는 이런 불합리한 일들이 소위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난 믿고 싶다. 좋은 개발 환경을 갖춘 상태에서 여유있는 일정으로 개발한 제품이 결국 그 가치를 발휘하듯이, 최고의 대우를 받는 최고의 개발자들을 보유한 회사가 결국 최고가 된다는걸 믿고, 또 그렇게 회사를 이끌어 가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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