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주 언론에 노출되는 ‘딤섬본드(Dimsum Bond)’란 무엇인가?
딤섬은 한입에 쏙 들어가는 중국식 만두입니다. 딤섬본드는 이 딤섬과 채권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본드(Bond)를 합한 말로 해외 기업들이 홍콩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을 말합니다.
딤섬본드와 자주 비교되는 ‘판다본드(Panda Bond)’는 중국 본토에서 해외 기업들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을 뜻합니다. 홍콩을 아시아 금융시장의 중심지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지닌 중국 정부는 2010년 2월 전격적으로 외국 기업에 딤섬본드 발행의 문호를 개방했습니다.
딤섬본드는 판다본드와 달리 발행할 때 중국 정부로부터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QFII)를 획득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의성이 있습니다.
외화 채권의 이름에는 이렇듯 한 나라를 대표하는 뜻이 담긴 용어가 쓰입니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아리랑본드’로 불립니다. 외국 기업이 미국과 일본에서 발행하는 채권에는 각각 ‘양키본드’ ‘사무라이본드’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캥거루본드’는 호주, ‘키위본드’는 뉴질랜드에서 발행되는 채권이라는 점을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딤섬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때문입니다. 국내 기업이 현지에서 달러채권이나 유로채권을 발행하는 일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홍콩에서 딤섬본드를 발행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이죠. 한국수출입은행은 8월 초 한국 금융회사 최초로 3억9300만 위안(약 6200만 달러)의 딤섬본드를 발행했고 몇몇 대기업도 딤섬본드 발행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권은 그간 딤섬본드 발행에 소극적이었습니다. 딤섬본드를 발행한다고 해도 이를 통해 조달한 돈을 국제금융시장에서 사용하려면 위안화를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로 바꿔야 했기 때문입니다. 환전 비용(스와프 코스트)을 감안하면 달러채권을 바로 발행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8월 초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선진국의 재정위기가 날로 심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달러채권을 발행하는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시중은행의 자금담당자들은 “채권 발행 규모와 만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전과 비교할 때 달러채권을 발행할 때 드는 가산금리가 최소 0.5%포인트에서 최대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고 말합니다. 가산금리의 상승은 채권발행 비용이 증가함을 의미합니다. 즉, 이제는 딤섬본드를 발행한 후 이를 달러로 바꾸는 비용을 감안해도 달러채권을 직접 발행하는 비용보다 돈이 덜 드는 상황이 온 겁니다.
이에 따라 많은 금융회사가 딤섬본드와 사무라이본드를 비롯한 아시아 채권을 발행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9, 10월 두 달간 국내 주요 금융회사들이 발행하려는 아시아채권의 규모는 16억6200만 달러에 이릅니다. 정부가 각 금융회사에 ‘위기를 대비해 외화 보유량을 늘리고 외화 조달 창구도 다변화하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다는 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정부가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딤섬본드에 대한 관심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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