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의 경제노트 2009년 5월 20일 수요일
동아일보는 13∼15일 주류, 휴대전화, 게임, 식품 등 소비자와 밀접한 10개 분야 선호도 1위 브랜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지금 당신의 경쟁상대는 누구인가”를 물었다.
동아일보는 13∼15일 주류, 휴대전화, 게임, 식품 등 소비자와 밀접한 10개 분야 선호도 1위 브랜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지금 당신의 경쟁상대는 누구인가”를 물었다.
“우리가 1등이라서 경쟁상대가 없다”는 답을 준 곳은 하나도 없었다. 참이슬(엑스캔버스, 파브), 엔씨소프트(미국 드라마), 박카스(스타벅스), 애니콜(템플스테이, 책), 웅진코웨이(SK텔레콤, 싱가포르항공), 가그린(자일리톨 껌), 설화수(스파, 한의원) 등 대부분이 다른 업종에서 맞수를 꼽았다.
'참이슬 경쟁상대는 파브? 엔씨소프트 맞수는 미드?' 중에서 (동아일보, 2009.5.20)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닌텐도다."
예전에 마케팅 분야에서 회자됐던 표현입니다. 업종간 벽마저 무너지는 치열한 이종제품간의 경쟁을 나타낸 말로, 비슷한 제목의 책이 출간되기도 했었지요.
예전에 마케팅 분야에서 회자됐던 표현입니다. 업종간 벽마저 무너지는 치열한 이종제품간의 경쟁을 나타낸 말로, 비슷한 제목의 책이 출간되기도 했었지요.
글로벌 스포츠용품 기업인 나이키. 오랫동안 급속히 증가하던 매출이 1990년대말 둔화될 기미가 보이자 긴장속에서 시장조사에 나섰습니다. 그 때의 결론이 바로 닌텐도에 주목해야한다는 것이었지요. 청소년들이 닌텐도에 빠지면 나이키 운동화 매출이 줄어든다는 논리였습니다. 아디다스 같은 동종 경쟁기업 뿐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업종의 기업도 중요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는 신선한 시각이었지요.
이에 관련한 우리나라의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있네요. 동아일보가 10개 분야의 선호도 1위 브랜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경쟁상대'가 누구인지 물어 정리한 내용입니다.
소주업체인 진로의 참이슬은 엑스캔버스와 파브를 경쟁상대로 꼽았습니다. TV의 화질이 좋아지면서 직장인들이 퇴근후 한 잔보다 집에 가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참이슬의 수요를 위협하는 것에는 다른 기업의 술 뿐만 아니라 화질이 좋아지고 있는 TV도 있다는 겁니다.
소주업체인 진로의 참이슬은 엑스캔버스와 파브를 경쟁상대로 꼽았습니다. TV의 화질이 좋아지면서 직장인들이 퇴근후 한 잔보다 집에 가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참이슬의 수요를 위협하는 것에는 다른 기업의 술 뿐만 아니라 화질이 좋아지고 있는 TV도 있다는 겁니다.
박카스의 브랜드 매니저는 경쟁상대로 비타500이 아닌 스타벅스를 꼽았습니다. 젊은이들이 고급커피에 손길이 자주 가면 갈 수록 자양강장제 드링크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논리로 엔씨소프트는 미국 드라마를, 애니콜은 템플스테이와 책을, 웅진코웨이는 SK텔레콤과 싱가포르항공을, 가그린은 자일리톨 껌을, 설화수는 스파와 한의원 등 다른 업종에서 라이벌을 꼽았습니다.
이에 대해 "그러면 잘 나가는 기업은 무조건 경쟁상대가 되는 것이냐"는 비판도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업종이 무너져가는 경쟁'에 대한 시각은 새롭고 신선한 마케팅 전략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나이키는 아디다스만을, 에버랜드는 롯데월드만을 경쟁상대로 생각했을 때는 나오지 못했을 새로운 마케팅 기획이 가능해지고 그 만큼 새로운 고객을 찾아낼 수 있겠지요.
"지금 나의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우리 경제노트 가족들도 한번 고민해보면 좋을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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