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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경제/재테크] 순대 할머니와 토스트 아줌마

by SB리치퍼슨 2012. 7. 13.

순대 할머니와 토스트 아줌마
재테크-부자전도사의 비밀 노트

나는 새벽 시장의 생동감을 좋아한다. 벌써 20년도 넘었지만 추운 겨울 아침에 남대문 시장의 돼지 골목 입구에 있던 약국에서 바라본 세상 모습은 너무나 인간적이었다. 

돼지가 컨테이너로 지방에서 실려오면 오토바이 배달원들이 새벽시장에 모여든다. 눈이 온 날에 오토바이 뒤에 여러 마리의 돼지를 싣고 새벽을 가르는 모습을 보면 신기에 가깝다. 돼지를 컨테이너로 취급하는 상인들은 약국 안 난로 가에 진을 친다. 배달원들이 오면 손을 녹이라면서 노루모에 따끈한 박카스 한 병을 건네면서 수고한다는 인사를 한다. 

한번은 소화전 옆에 오토바이를 무단 주차한 배달원이 있었다. 이때 나타난 빨간 모자를 쓴 시장의 경비원이 “소방법을 위반했으니 벌금을 낼래, 아니면 한 대 맞고 말 것이냐?”고 물어봤다. 경비원은 불쌍하고 힘없는 배달원이 묵묵부답 있으니 배에 주먹으로 한 방을 먹였다. 맞을 사람에게 허가 받고 때리는 법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당시 약국 좌, 우에는 좌판이 하나씩 있었다. 한 쪽은 할머니가 순대 장사를 했고 다른 한 쪽은 아줌마가 토스트에 우유를 팔았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수입과 일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었다. 

 


순대할머니와 토스트아줌마 

 


토스트를 파는 아줌마는 새벽부터 나와서 열심히 장사를 하는 전형적인 시장 아줌마였다. 취급하는 상품이 계란을 넣은 토스트와 우유로 부가가치가 거의 없고 소비자들이 원가를 분명히 알고 있어서 마진이 좋지 않았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면서도 수입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순대 할머니는 아침 10시경에 나와서 준비해 온 순대만 팔면 들어갔다. 늦어도 저녁 7시경이 되면 끝났다. 순대 할머니에게 “왜 많이 가지고 와서, 늦게까지 장사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저녁에는 집에 가서 밤 늦게까지 돼지 머리고기 눌린 것과 순대를 만들어서 아침에 세종호텔 한식 부페에 납품한다”는 것이다. 

순대 할머니는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 부가가치가 높아 마진이 좋았다. 자신의 독특한 맛을 개발해서 1982년 당시 한식 부페로서는 거의 유일한 세종호텔에 납품까지 했다. 앉아서 오는 손님에게만 판 것이 아니라, 납품을 통해 안정적인 거래처를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이러니 수입이 토스트 아줌마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순대 할머니는 자식들이 성장하여 순대 장사를 하지 말라고 말리지만, 좌판 하나로 순대를 팔아서 자식들을 다 대학에 보냈다. 당시 수입이 대기업 부장 수준이었다. 

같은 좌판을 가지고 같은 장소에서 장사를 하는데 두 사람의 인생은 극과 극이었다. 나는 이 순대 할머니가 지금은 부자가 되어서 자식들과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가리라고 확신한다.

순대 하나를 먹으면서도 사업을 배웠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가? 장사가 안 된다고 장소만 탓하고 있을 것인가? 삶에 활력이 없는 사람, 인생이 너무 힘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새벽 시장에 나가보라. 남들이 단잠을 잘 때 활기차게 새벽을 깨우는 이들에게서 인생을 배울 수 있다.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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