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기계발,소양관리

[자기경영] 일할 땐 미친듯이 떠날 땐 미련없이

by SB리치퍼슨 2015. 10. 9.

[자기경영] 일할 땐 미친듯이 떠날 땐 미련없이




-세 여자의 돈 이야기- 

초보아줌마 외부필자 | 05/09/20

우리 회사 근처에는 상당히 좋은 피트니스 센터가 있다. 지하에 수영장이며 골프장이며 심지어 사우나 시설까지 갖춰놓은 종합 스포츠 센터인데 가입하러 갔다가 엄청난 연회비에 기겁해서 구경만 하고 나온 적이 있다.(사실 그곳이 근처 직장인들 대상이 아니라 강남의 사모님들을 위한 장소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그 스포츠센터가 입주해 있는 빌딩의 소유주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빌딩 역시 크고 고층건물이라 사무실 임대료만해도 엄청나다고 한다. 물론 그 소유주는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 백억원대의 자산가라고 한다.

그런데 그 건물 앞에서는 끊이지 않고 시위가 벌어지곤 한다. 어떤 때는 나이 드신 아주머니들이 와서 항의집회를 벌이실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아저씨들이 올 때도 있다. 그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그 자산가가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다가 세금포탈 등 여러 가지 문제에 걸리자 사업장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그 분들은 위장 폐업이라고 표현하셨지만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졸지에 직장을 잃어버린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주장하며 회사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테헤란로 한복판에서 시위를 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월급쟁이이고 대한민국에서 월급쟁이의 삶이 고달프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명퇴로 대변되는 불안한 고용환경, 세금을 피해갈 수 없는 유리지갑,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위주의 인사체제, 게다가 여성들의 경우 성차별에 의한 불이익을 감당하면서 다녀야 하는 곳이 바로 회사이다. 몇 년간 물가는 엄청나게 폭등했으나 월급은 제자리 걸음이며 어마어마하게 올라버린 아파트 가격은 평범한 직장인들은 쳐다보지도 못할 나무가 되어 버렸다.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해서 집 한 채 마련 하는 게 가능하다고 믿는 순진한 이들은 이제 없다. 

하지만 내가 그들의 입장이라면 거기서 데모하는 그 시간에 이력서를 돌리고 면접 보러 다니면서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 열심히 일을 시작하겠다. 어차피 회사란 내게 월급을 평생 보장해주는 봉사단체가 아니라 치열하게 이익을 창출하며 생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장사가 안되면 감원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망하면 문을 닫을 수도 것이다. 개인회사를 오너가 마음대로 한다고 불평해 봐야 소용이 없다. 그들은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하는 것이고 그만큼 많은 대가를 받는 것이다. 그게 맘에 들지 않는 다면 나 스스로 회사를 차리거나 그럴 능력과 자금이 없다면 다른 회사로 들어가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평생 일했으니 나를 책임져 달라고 아무리 외쳐봐야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누군가는 필자에게 당해 보지 않은 일이라 쉽게 얘기 한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에게도 아픈 경험이 있다. 우리 아버지는 청춘을 다 바쳐 일했던 회사가 일본회사와 합병하면서 공장 문을 닫아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버렸다. 노조 부위원장을 하시면서 험한 일을 많이 겪으셨고 공장문을 다시 열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아버지는 노조일을 하시느라 바빴고 수입이 없었던 우리집은 평범한 주부였던 어머니를 생업전선에 뛰어들게 했다. 나는 국민학교 때부터 엄마가 없는 집에 들어가기 위해 열쇠를 들고 다녔다. 결국 아버지는 회사에서 아무것도 받아내지 못했고 노조를 했다는 이유로 다른 곳에 취직하지도 못했다. 겨우 자금을 마련하여 두 분이 운영할 작은 가게를 여셨고 그 수입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

현재도 사정은 그리 다르지 않다. 유망한 중소기업에 다니던 한 선배는 사장으로부터 능력을 인정 받아 승승장구 했다. 매일 야근을 해야 했고 임금도 낮았지만 장차 회사 임원이 되기를 꿈꾸며 정말 열심히 일했다. 어느 날 갑자기 사장은 어느 대기업에 자신의 지분을 모두 팔고 회사를 떠나 버렸고 대기업 직원들이 내려와 중요한 보직을 차지했으니 잘나가던 선배는 자신의 자리조차 지킬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필자의 회사만 해도 세 번의 인수 합병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인수된 회사의 경우 심하게는 70%이상의 인원을 감축하고 우리회사로 들어오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몸담고 있는 회사가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내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일하자. 하지만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평생직장이라는 환상에서는 벗어나야 할 것 이다. 회사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어디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출처 : 머니투데이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