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매니져 핸드헬드 (FMH) - PSP
2006.07.19
스포츠 인터렉티브(Sports Interactive)의 풋볼 매니저 시리즈는 1992년 아타리 ST(Atari ST)와
코머도어 아미가(Commodore Amiga)의 챔피언십 매니저(Championship Manager)를 시초로 한
길고도 빛나는 역사를 이어왔다.
처음엔 텍스트 기반에 어떤 효과음도 없이, 또 실제 축구 선수의 이름을 지원하지도 않았으나 게이머는
풋볼 매니저만의 재미를 느끼며 많지는 않지만 충성스런 팬 계층을 형성하며 성장해왔다.
14년 동안 몇 개의 시리즈가 출시되고 타이틀 역시 바뀌는 동안 스포츠 인터렉티브(Sports
Interactive)의 풋볼 매니저 시리즈는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PC 게임으로 자리 잡았으며 출시되는
여타의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화려한 스프레드시트의
데이터베이스로 무장한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이 과연 PSP에서 돌아갈 수나 있을까 의문을 가진 게이머
도 있을 것이다.
풋볼 매니저 핸드헬드를 처음 시작하면 게이머는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스코틀랜드,
스페인의 클럽 팀을 선택할 수 있다. 게이머는 무작위로 팀을 선택할 수도 있는데 당연한 일이겠지만
게이머가 이미 알고 있거나 선호하는 팀을 고르는 것이 게임을 진행하기 유리하다. 게임에서 보여주는
능력치로써는 첼시나 레알 마드리드 같은 유명 팀을 고르는 것이 당연하리라 생각하겠지만 이런 팀의 구단
주와 서포터들이 클럽에 거는 기대가 엄청나다는 점을 게이머는 항시 명심해야 한다.
만약 게이머가 첼시의 감독직을 맡게 되면 게이머의 새로운 보스는 다가오는 새 시즌에서 항시 승리하기만
을 강요받게 되며 또 선수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5,000만 파운드 상당의 금액 역시 확보하고 있어야만
한다.
반면 작은 클럽을 선택 시엔 패배감에 젖지 않을 만큼 열심히만 싸워주길 바라거나 뛰어난 리그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정도의 기대감만을 표현하며 선수들을 위해 과중한 금액 지출 역시 필요 없다. 각각의 팀들
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슈퍼스타들로 가득한 팀으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게 되면 조롱거리
취급을 받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약팀으로 영광을 거머쥐었다는 찬사를 얻게 된다.
팀 선택 후 게이머는 홈 스크린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곳에서 이메일 메시지를 선택하면 선수 이적 마켓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스타팅 멤버와 전술의 수정을 할 수 있고 게이머의 현 능력치와 다른 감독들과의
능력치를 비교해 볼 수도 있다.
많은 메뉴와 서브메뉴가 처음 게임을 접하는 게이머를 주눅들게 만드는 면이 있지만 한 눈에 게임을 파악할
수 있게 하고 각 메뉴를 패드의 버튼 도형과 결합하여 직관적 표현을 했기 때문에 메뉴와 서브메뉴가 무척
이나 편리하다. 왼쪽 버튼은 ‘뒤로가기’ 기능을 제공해 이적 마켓에서 게이머의 선수와 이적 선수를 비교
하거나 시합 전 출장선수의 최종 수정을 하게 되는 경우 전후로 스크린을 빠르게 변경할 수 있다.
풋볼 매니저 핸드헬드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20가지의 측정치가 있고 이중 17가지가 표시된다. 크로싱,
태클, 팀워크 그리고 스태미나 같은 능력치의 순위를 통해 선수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선수만의 속성 등이 있기 때문에 클럽의 스카우터를 이용하거나 게이머가 직접 나서서 선수에 대해
알아보아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있다. 만약 게이머가 성급하게 트레이드에 나서 계약을 맺고 후에 그 선수
가 돌연 은퇴해 버린다던지 다른 선수와 불협화음을 밥 먹듯 일으킬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풋볼 매니저 핸드헬드에서 이적 마켓이 최상의 선택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게이머가 발굴한 무명의 유럽 팀
의 주목받는 십대를 게이머가 직접 키워내는 방법이 더 좋을 수 있다(또한 게이머의 클럽에 경제적 보탬이
될 수 있다).
풋볼 매니저 핸드헬드는 경기 시 선수들의 경기장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게이머는 경기의 상황을 두 팀의
최신 포지션과 문자 실황 중계의 컬러바를 통해서만 볼 수가 있다. 이는 시리즈의 첫 작품이었던 챔피언십
매니저부터 이어져오던 독특한 시스템이다.
풋볼 매니저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에게는 이러한 시스템이 구시대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풋볼 매니
저 팬들은 경기 실황을 읽고 플레이어를 체크하는 방식이 랜더링 된 캐릭터들이 뛰어 다니는 여타의 매니지
먼트 게임보다 어느 면에서는 더 훌륭하다고 말한다.
이는 풋볼 매니저는 좋은 책을 읽는 것과 같고 다른 매니지먼트 게임은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보는
것으로 비교될 수 있는데 영화가 원작인 책 보다 나을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게임의 효과음이 단조로운 클릭음에 한정된다는 점이 실망스럽다. 하지만 이런 효과음이 게임 로딩 중에
UMD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를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풋볼 매니저 핸드헬드가 가진 매우 독특한 점은 미드매치에서 희미한 스크린세이버가 등장하면 어떤 조작
없이도 게이머가 원할 때 까지 게임을 계속할 수 있다.
게이머의 선수 명단과 능력이 최정상에 오르면 실제 팬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감정
의 기복을 느낄 것이다. 골이 먹힐 때의 현실부정, 선수들의 퇴장, 불만족스러운 심판의 판정 그리고 거지
같은 태클로 한 달 동안 부상자 명단에 오른 핵심멤버. 게이머는 또한 시즌 초기에 설정해 놓은 적절한 포메
이션과 선수의 라인업, 전술 등을 저장해 놓고 매 경기마다 “스타트”버튼만을 누르는 위험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이는 풋볼 매니저에만 해당되는 경우는 아닌데 앞서 말한 경고 누적이나 부상선수 등은 국제 규범에 따라
정규 멤버에서 제외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도 체크해 쉬게 하자.
풋볼 매니저 핸드헬드는 XBOX 360이나 PC의 풋볼 매니저 시리즈와는 비견되기 힘들다. 하지만 PC나
XBOX 360은 플레이 시간이 너무나 길다는 것이 거꾸로 단점으로 꼽힐 수도 있다. 하지만 풋볼 매니저
핸드헬드는 10분에서 10시간까지 즐길 수 있다. 멀티플레이 모드가 제공됐으면 더 좋을 지도 모르겠지만
싱글플레이로 한 팀을 처음부터 1, 2년 동안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풋볼 매니저를 즐겨하던 게이머에게는
친숙한 느낌을 주며, 처음 접하는 게이머에겐 ‘라이트’ 버전의 풋볼 매니저가 시리즈에 첫 발을 내딛는데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글/ 저스틴 칼버트
출처 - 게임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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