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밖의 멋진 대결.
축구응원전은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만큼 성장했다. 열정이 지나쳐 간혹 폭력사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경기장에 울려퍼지는 뜨거운 함성과 다채로운 응원전은 월드컵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의 하나. 각국의 서포터스들은 대표팀 유니폼과 국가를 상징하는 여러 응원도구로 2002한·일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특색 있는 주요응원단을 꼽아봤다.
▲서포터 문화의 메카-이탈리아
현대 서포터 문화의 메카 이탈리아. 대형 현수막,조명탄,연막탄에서부터 깃발 각종 천 등으로 화려하게 무장한 응원방식은 이탈리아에서부터 시작돼 중남미 그리고 동유럽,북유럽에까지 퍼져나갔다. 영국 서포터들의 응원방식이 육성으로 함께 부르는 웅장한 응원가로 대표되는 ‘청각적’ 응원이라면 이탈리아 서포터스의 응원은 관중석을 화려하게 뒤덮는 ‘시각적’ 응원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도 관중 폭력으로 인한 문제가 증가추세여서 이탈리아 의회는 조직적인 원정응원을 금지하는 법제정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정열의 축구왕국-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명문 중의 명문인 클럽들이 있는 스페인. 모든 축구선수들이 꿈의 무대인 스페인의 서포터스는 1982년 울트라 문화가 싹트기 시작하면서 생겨났다. 울트라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중들의 폭력문제도 심화됐고 결국 스페인 축구협회는 1990년 경기장 내 알코올을,1992년에는 화약류의 반입을 금지시켰다. 축구열정엔 둘째가라면 서러울 스페인이지만 각 팀간의 거리가 멀어 규모나 열기에 있어 이웃나라 이탈리아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 같은 초대형 클럽에서 벌어지는 응원을 지켜보면 그런 비교가 무색하다.
▲열심히 응원한 당신, 떠나라!-독일
‘청재킷 응원단’ 독일 서포터스는 원정응원으로 유명하다. 엠블렘과 각종 배지를 단 소매없는 청재킷을 입고 경기가 있는 곳이면 유럽은 물론 세계 각지를 따라다니며 열성적으로 응원한다. 독일의 대표적인 서포터로 ‘그라운드후퍼스(Groundhoopers)’가 있다. 이 중 핵심멤버들은 전세계 200여개가 넘는 경기장을 훑고 다녔다고 하니 그 열정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은 축구열정에 비해 폭력사태가 적은 편이다. ‘팬 프로젝트’란 조직이 유소년 시절부터 연고지의 팬들을 관리해 관중 폭력의 요소들을 사전에 제거하기 때문이다.
▲열정과 폭력사이-잉글랜드
지나치다 못해 광적으로 흥분하는 훌리건. 영국은 훌리건의 대표적인 국가다. 오랫동안 그 오명을 씻기 위해 영국은 강압적인 방법까지 써 봤지만 여전히 폭력사태는 막을 수 없다. 훌리건의 대표적인 복장은 ‘스킨헤드’. 극우성향에 완전히 밀어버린 머리,통일된 복장,투견이나 무기 등이 그려진 엠블렘으로 자신들을 상징한다. 유색인종의 선수들을 비난하는 응원가를 부르며 심지어 칼이나 쇠파이프 같은 무기까지 지니고 다닌다. 영국은 충돌이 예상되는 경기에는 원정응원을 자제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점점 확산되어 가는 추세다.
▲바이킹의 후예-덴마크
덴마크 서포터들은 유럽에서 처음으로 페이스 페인팅을 시작했다. 얼굴에 덴마크 국기를 그린 채 경기장에서 응원하던 그들의 모습은 경기장 밖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해 1992년 유럽선수권에서 덴마크가 독일은 2-0으로 누리고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거리에 온통 페이스 페인팅을 한 사람들로 들끓었다. 바이킹의 후예이기도 한 이들은 뿔이 달린 헬멧이나 둥근 방패와 같은 바이킹 장신구를 들고서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한다. ‘브론디’와 ‘FCK’를 중심으로 원정응원문화도 생겨나기 시작하고 있으며 폭력행위는 거의 없다.
▲중국의 붉은 악마 ‘치우미’
치우미는 ‘볼에 미친 사람’이란 뜻으로 구기종목의 열렬한 팬을 아우르는 말이었으나 중국이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서 축구열기가 뜨거워지자 열혈 축구팬을 일컫는 고유명사가 됐다. 생긴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대륙 곳곳에 수천개의 조직을 거느리고 있으며 회원만도 1억명이 넘는다. 또 축구학교를 운영하는가 하면 축구신문까지 발행하는 등 중국 월드컵 축구붐의 선봉에 있다.
▲우리도 붉은악마 ‘샘스아미’-미국
미국판 붉은악마 샘스아미는 미국인을 지칭하는 ‘엉클 샘(Uncle Sam)’에서 따온 말이다. 94년 미국 월드컵 때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졌으며 96년 애틀랜타 올림픽,98년 프랑스 월드컵 및 99년 여자 월드컵과 컨페드컵,2000년 골드컵을 거치며 미 전역에 지부를 둔 전국구 조직으로 성장했다. 기본적으로 붉은색 상의를 차려입고 드럼?^휘슬 등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도구로 응원전을 펼친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
일본의 대표적인 서포터스는 ‘울트라 니폰(일명 울트라스)’이다. 울트라 니폰은 1992년 히로시마에서 일본대표팀이 아시아 컵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본격적으로 결성됐다. 이들은 축구협회나 일본 대표팀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나 100%로 지지를 보낸다. ‘울트라 니폰’은 붉은 악마와는 달리 조직도 체계도 없다. 경기 때마다 파란 유니폼을 입거나 푸른색 목도리를 두르고 응원에 참여하는 팬을 모두 일컫는다.
▲12번째 선수 ‘붉은 악마’-한국
울트라 니폰이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다면 붉은악마는 탄탄한 조직력과 철학을 바탕으로 97년 탄생했다. 당시 축구의 불모지였던 한국에 붉은악마는 축구붐을 일으키는 데 일등공신이었고 응원도 하나의 문화라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특히 이들은 단지 축구경기를 좇아 응원만 하는 집단이 아니다. 경기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비판과 질책,그리고 여론을 형성한다. 다른 국가들의 서포터스보다 정치적 성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울트라’의미는?] 68년 伊 AC밀란 극좌파 응원문화서 유래
‘울트라 니폰’에 의해 우리에게 친숙한 ‘울트라’란 말의 뜻은 무엇일까?
축구장에 울트라가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은 1968년 AC밀란의 서포터조직 ‘라포사데레오니(세 마리 사자의 굴)’가 조직되면서부터다. 전통적으로 밀라노에 연고를 둔 인터밀란과 AC밀란은 특정 계층의 지지를 받았다. 인터밀란은 주로 우파 성향 중상류층이,AC밀란은 좌파성향의 젊은 노동자층이 응원을 보냈다. 자연 이런 배경에서 서포터들도 그 성향을 그대로 답습하게 됐다.
정치적으로 혼란했던 당시 AC밀란의 서포터들은 각종 총파업이나 반체제 시위 등에 참석하며 조직화되어 갔고 집단행동에 익숙해져갔다. 이런 환경에서 조직적인 영국의 서포터들을 본 이탈리아 서포터들도 조직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영국을 본따 조직했지만 그 모습은 영국과 사뭇 다르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울트라라고 불리는 극좌파들이 군복 형태의 통일된 옷을 입고 양철북에 맞춰 구호를 외치며 반체제시위를 벌이는 경우가 허다했다. 서포터들은 이런 모습에서 착안,축구장에서 그대로 재현했다. 그러나 시위대처럼 엠블렘을 부착한 통일된 군복에 북 장단에 맞춰 구호를 외치며 응원하던 과정에서 정치구호가 응원구호로,당기가 응원기로 서서히 바뀌면서 영국과 점차 차별화되어갔다. 통일된 복장,현란한 각종 깃발과 현수막을 내세우는 이런 응원형태는 쿠르바 서포트 혹은 울트라 서포트로 불리며 점차 확산되어 갔고 영국과 더불어 서포터 문화의 큰 축을 이루게 됐다.
/김지혜 jihye92@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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