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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소양관리

‘창업형 인간’으로 변신하라!

by SB리치퍼슨 2018. 7. 11.
‘창업형 인간’으로 변신하라!


디플레이션 시대, 취업난 속에서 살아남기… 전문성·정보력·독창성 갖춰야 경쟁력 높인다

글 김국진 전문위원 (bitkuni@joins.com)

찰스 핸디



‘코끼리와 벼룩’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배짱이’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곧 다가오거나 어쩌면 이미 다가왔을 새로운 사회현상을 읽는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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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나오는 코끼리는 현존하는 육상동물 가운데 가장 몸집이 크다. 거대한 몸과 긴 코를 지탱하려다 보니 목은 짧고 네 다리는 굵어졌다. 코끼리는 자신의 평생을 회사에 맡기고 대신 ‘고용’을 보장 받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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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그동안 열심히 일만 하면 꼬박꼬박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세금이나 의료보험 처리 따위에 잔신경도 쓸 필요가 없다. 주위 사람들은 그가 코끼리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신분을 인정해 준다. 그러나 이들은 코끼리만 벗어나면 금세 불안감이 찾아온다. 마치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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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주인공인 벼룩은 뛰는 데 적합한 뒷다리와 정보를 재빨리 찾아내기 위한 특수한 감각기관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제 발로 20세기의 주인공이었던 코끼리를 벗어나 독립선언을 한 프리 에이전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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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뛰는 ‘1인 기업가’도 있고, 코드가 맞는 소수의 동료가 함께 움직이는 정예팀들도 있다. 우리는 이들을 통틀어 ‘창업형 인간’이라 부르기로 한다. 이들의 가치관은 다양하지만 몇 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조직에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즐기고, 사물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또 남들이 인정하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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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이자 런던 경영대학 교수인 찰스 핸디는 지난 2001년 출간해 베스트셀러가 된 「코끼리와 벼룩」(생각의 나무)에서 가까운 미래는 대기업을 상징하는 코끼리와 수많은 벼룩들이 공생하는 세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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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데 많은 에너지 소모가 필요한 코끼리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고, 코끼리에 소속됐던 많은 ‘직장형 인간’들은 ‘창업형 인간’ 즉 벼룩으로의 변신을 서두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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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저명한 경제평론가 하세가와 게이타로(長谷川慶太郞)는 ‘창업형 인간’의 출현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예상한다. 그는 최근 도쿄 자택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세계는 큰 전쟁이 사라지고 디플레이션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시대에는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감량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개인은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전문가의 자질을 갖추거나 ‘창업형 인간’이 되는 길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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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25일 발표한 ‘청년 일자리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최근 2∼3년간 청년(15∼29세) 실업률이 6∼9%로 1990년대 초중반에 비해 약 2%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으며, 청년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배 수준에 달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오래 전부터 나타난 국제적 현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한국 역시 하세가와가 말한 ‘디플레이션의 시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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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 청년실업 해소를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미래학자들의 예측대로라면 나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주위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개인으로서는 환경에 적응하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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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창업형 인간’은 달라진 사회 환경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선택이다. ‘창업형 인간’은 결코 회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21세기에는 조직에 속해 있는 직장인이라도 ‘홀로 서기’가 가능한 인간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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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비슷한 사회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이웃 일본에서는 이미 ‘창업형 인간’들이 인큐베이터 속에서 양산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경영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가 교장을 맡고 있는 ‘어태커즈 스쿨’(www.attackers-school.com)은 민간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는 ‘창업형 인간’ 양성소다. 도쿄 치요다(千代田)구에 위치한 이 학교에는 장차 라면가게를 차리려는 40대 샐러리맨, 미용실을 차리려는 30대 주부에서부터 대학을 갓 졸업하고 IT 관련 프리 에이전트를 꿈꾸는 20대 청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모여 ‘창업형 인간’으로의 변신을 꾀한다. 사업모델 구축 강좌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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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 유행하는 사누키 우동집 창업을 꿈꾸고 있는 다니구치 히로시(谷口弘·30)는 다국적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사업 모델을 모방한 맥주 사업모델을 만들어 오마에 교장과 수백명의 수강생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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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기획과 마케팅 전략 등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부문만 본사에서 맡고 생산은 전 세계의 공장에 위탁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다니구치는 이 사업모델을 모방해 생산을 1백% 외부에 위탁하는 맥주 브랜드를 가상으로 만들어냈다. 브랜드명도 교장의 이름을 본 딴 ‘Oh! My Beer!’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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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에 교장은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맥주를 보고 박장대소를 하며 시원하게 한잔 들이킨다. 이어 총평을 내린다. 핵심역량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모두 아웃소싱하는 것은 사업체의 몸집을 가볍게 만들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라는 호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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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에서는 사업모델 구축강좌 외에도 전략 시뮬레이션 강좌, 세무·회계 강좌 등을 개설해 놓고 있다. 일본에서는 작은 음식점 하나 여는 데도 사업모델이나 전략을 따지는 ‘창업형 인간’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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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한때 ‘창업형 인간’들이 우후죽순처럼 출현한 시기가 있었다. 90년대 후반 광풍처럼 몰아친 벤처 창업 붐 때의 일이다. 그러나 불과 몇 년도 못돼 그 열기는 차갑게 식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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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뒤 한 번도 직장 생활을 한 적 없이 10여년간 줄곧 IT 관련 프리 에이전트 일을 해오고 있는 공황기(43)씨는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창업형 인간’들이 나왔지만 대부분 준비가 안 된 가짜들이었다”며 “전문성만 갖췄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씨는 자신과 비슷한 입장의 프리 에이전트 10여명을 네트워킹해 대형 금융회사의 전산망 구축 프로젝트를 맡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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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창업형 인간’으로서의 삶도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조직을 떠났을 때 적지 않은 상실감이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아무런 소속도 없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책임감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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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독창성’을 꼽은 찰스 핸디의 조언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남보다 뛰어나려 하지 말고 남과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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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코끼리와 벼룩" 찰스 핸디  “남보다 뛰어나려 하지 말고 남과 달라야 한다”

출판호수 733  | 입력날짜  200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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