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하의 창의력 에세이] 게임으로 본 탄핵 정국
저자: 박종하 | 날짜: 2004년 03월 19일
--------------------------------------------------------------------------------
[약간 어려운 질문] 금화 나누기
5명의 해적이 100개의 금화를 약탈했다. 그들은 그 금화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나누기로 했다. 그들의 방식은 이렇다. 먼저 가장 나이가 많은 해적이 5명이 각각 가질 금화의 양을 제시한다. 그 배분에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그대로 집행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 배분을 제시한 가장 나이 많은 해적은 죽는다.
만약, 가장 나이가 많은 해적이 죽임을 당하면,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해적이 4명이 나누어 가질 금화를 배분한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그대로 집행하고, 그렇지 못하면 그 역시 죽는다. 이렇게 한 명이 남을 때까지 반복한다.
이 해적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철저하게 똑똑하다. 그럼, 5명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해적은 어떻게 100개의 금화를 분배하여, 죽지않고 가장 많은 금화를 얻을까?
--------------------------------------------------------------------------------
요즘 최고의 뉴스는 단연 탄핵이다. 지난 주 금요일, 나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TV 앞에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보며, 아주 큰 뉴스가 터졌다는 것을 알았다. 대통령의 탄핵이다. 그 뉴스는 나에게 매우 충격적이었다. 왜냐하면, 탄핵이란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탄핵의 사유를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단지 하루 이틀 뉴스를 보지 않았던 것뿐이다.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의 국회 의원들이 대통령을 탄핵했는데, 나는 어떤 이유에서 탄핵을 했는지 탄핵의 사유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나를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는 무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가 아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의 1년을 나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집단 이기주의가 만연하여 자기 하고 싶은 데로 안 되면, 단체로 뭉치며 데모하는 것을 보면서 <법이 너무 무른 것 아닌가? 좀 더 강력한 규제와 질서가 사회에 요구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탄핵은 그런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국회 의원들에게 탄핵을 받았다면, 어떤 탄핵의 사유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그 사유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게임이론을 대입해보기로 했다. 일단 지금의 상황을 게임으로 볼 때, 게임의 참여자는 국회 의원들이다. 내가 모르는 게임이 발생한 것으로 나는 전혀 게임에 참여하지 않았다. 뉴스를 보면, 일반 국민들은 전혀 게임에 참여하지 않았다.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야당과 여당의 국회 의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냉혹한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제로섬 게임이란 상대의 손해를 통하여 내가 이익을 얻는 게임이다. 여당과 야당의 국회 의원들은 상대의 손해를 통하여 자신의 이익을 얻는 게임만을 하고 있었다. 이런 냉혹한 제로섬 게임의 기본 설정은 게임의 참여자가 모두 철저하게 자신만을 위하고, 철저하게 똑똑하다는 조건을 갖는다. 앞의 <금화 나누기> 질문에서의 해적들처럼 말이다.
대통령을 탄핵하는 일까지는 게임의 주체가 여당과 야당의 국회 의원들이었는데, 그 후 1주일을 지나면서 게임에 국민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띠고 있다. 국회 의원들은 국민을 위해서 탄핵을 했다고 말하지만, 그 게임의 시작에는 국민이 없었다. 그러나, 국민들이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 그것도 제로섬 게임을 말이다.
국민과 국회 의원이 제로섬 게임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다시 말하지만, 제로섬 게임은 냉혹한 게임이다. 나의 이익을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의 손해를 취해야 하는 게 바로 제로섬 게임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게임은 국민과 국회 의원들이 같은 목표를 향하여 협력과 협동을 하는 긍정적인 넌제로섬 게임이다.
삶을 질을 높이고,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하자는 같은 목표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들의 삶과는 상관없이 내가 선거에 당선되어 빼지를 달아야지>하는 생각과 <이번 선거에서 꼭 낙선시켜야지>하는 대립의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참여하는 게임이 서로가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같은 목표를 향하여 뛰는 긍정적인 게임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제로섬 게임의 키워드는 잔인함과 냉혹함이다. 지금은 이런 상황에서 빨리 빠져 나와야 한다. 그리고 서로가 협력하는 긍정적인 게임으로 모두의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국민이 게임의 주체로 동참한 탄핵 정국이 긍정적인 게임으로 진행되는 것이 새로 참여한 국민 모두의 바람인 거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원하지 않아도 제로섬 게임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앞의 <금화 나누기>처럼 말이다. 제로섬 게임을 관찰해보자. 앞의 이야기에서 해적 5명의 상황 역시 정해진 금화 100개를 나누는 제로섬 게임이다.
[금화 나누기의 전략]
5명의 해적을 <A, B, C, D, E>라고 하고, A가 서열이 제일 높고 E가 서열이 제일 낮다고 하자. 상황은 최종 상황부터 거꾸로 생각해보자.
만약, 모두 죽고 두 해적 <D, E>만 남았다면, D는 어떤 제안을 해도 상관없다. 스스로 1표를 행사하여 과반수를 넘길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D는 (100 : 0)으로 금화를 나눌 것이다. E는 하나의 금화도 얻지 못한다.
만약, 3명의 해적 <C, D, E>가 남았다면, C는 과반수의 찬성을 위해서 D, E 중 1명만 포섭하면 된다. 즉, 자신이 죽으면 하나의 금화도 얻지 못하는 E에게 하나의 금화를 줌으로써 C는 E를 포섭할 수 있다. 즉, (99 : 0 : 1)로 나누면 된다. 물론, D에게는 하나의 금화도 줄 필요가 없다.
만약, <B, C, D, E> 4명이 남았다면, B 역시 한명만 더 포섭하면 된다. B는 자신이 죽으면 하나의 금화도 얻지 못하는 D를 금화 1개로 포섭할 수 있다. 즉, B는 (99 : 0 : 1 : 0)과 같이 금화를 나누면 된다.
이제 이런 모든 상관관계를 파악한 A가 금화를 나눠보자. A는 2명에게 미끼를 주면 된다. A가 포섭할 2명은 자신이 죽었을 때, 하나의 금화도 얻지 못하는 C와 E다. 그들은 최소한의 금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포섭된다. 따라서, A는 (98 : 0 : 1 : 0 : 1)와 같이 금화를 나누면 된다.
사실 정치, 경제를 게임으로 보면서 파악하고 분석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내가 아는 단순한 게임으로 탄핵 정국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앞의 <금화 나누기>에서의 해적처럼 게임의 참여자들은 2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모두 철저하게 자기만을 생각하고, 모두 철저하게 똑똑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탄핵 정국이라는 게임에 참여한 우리의 국회 의원들은 둘 중 적어도 하나는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
저자: 박종하 | 날짜: 2004년 03월 19일
--------------------------------------------------------------------------------
[약간 어려운 질문] 금화 나누기
5명의 해적이 100개의 금화를 약탈했다. 그들은 그 금화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나누기로 했다. 그들의 방식은 이렇다. 먼저 가장 나이가 많은 해적이 5명이 각각 가질 금화의 양을 제시한다. 그 배분에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그대로 집행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 배분을 제시한 가장 나이 많은 해적은 죽는다.
만약, 가장 나이가 많은 해적이 죽임을 당하면,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해적이 4명이 나누어 가질 금화를 배분한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그대로 집행하고, 그렇지 못하면 그 역시 죽는다. 이렇게 한 명이 남을 때까지 반복한다.
이 해적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철저하게 똑똑하다. 그럼, 5명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해적은 어떻게 100개의 금화를 분배하여, 죽지않고 가장 많은 금화를 얻을까?
--------------------------------------------------------------------------------
요즘 최고의 뉴스는 단연 탄핵이다. 지난 주 금요일, 나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TV 앞에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보며, 아주 큰 뉴스가 터졌다는 것을 알았다. 대통령의 탄핵이다. 그 뉴스는 나에게 매우 충격적이었다. 왜냐하면, 탄핵이란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탄핵의 사유를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단지 하루 이틀 뉴스를 보지 않았던 것뿐이다.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의 국회 의원들이 대통령을 탄핵했는데, 나는 어떤 이유에서 탄핵을 했는지 탄핵의 사유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나를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는 무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가 아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의 1년을 나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집단 이기주의가 만연하여 자기 하고 싶은 데로 안 되면, 단체로 뭉치며 데모하는 것을 보면서 <법이 너무 무른 것 아닌가? 좀 더 강력한 규제와 질서가 사회에 요구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탄핵은 그런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국회 의원들에게 탄핵을 받았다면, 어떤 탄핵의 사유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그 사유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게임이론을 대입해보기로 했다. 일단 지금의 상황을 게임으로 볼 때, 게임의 참여자는 국회 의원들이다. 내가 모르는 게임이 발생한 것으로 나는 전혀 게임에 참여하지 않았다. 뉴스를 보면, 일반 국민들은 전혀 게임에 참여하지 않았다.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야당과 여당의 국회 의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냉혹한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제로섬 게임이란 상대의 손해를 통하여 내가 이익을 얻는 게임이다. 여당과 야당의 국회 의원들은 상대의 손해를 통하여 자신의 이익을 얻는 게임만을 하고 있었다. 이런 냉혹한 제로섬 게임의 기본 설정은 게임의 참여자가 모두 철저하게 자신만을 위하고, 철저하게 똑똑하다는 조건을 갖는다. 앞의 <금화 나누기> 질문에서의 해적들처럼 말이다.
대통령을 탄핵하는 일까지는 게임의 주체가 여당과 야당의 국회 의원들이었는데, 그 후 1주일을 지나면서 게임에 국민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띠고 있다. 국회 의원들은 국민을 위해서 탄핵을 했다고 말하지만, 그 게임의 시작에는 국민이 없었다. 그러나, 국민들이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 그것도 제로섬 게임을 말이다.
국민과 국회 의원이 제로섬 게임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다시 말하지만, 제로섬 게임은 냉혹한 게임이다. 나의 이익을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의 손해를 취해야 하는 게 바로 제로섬 게임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게임은 국민과 국회 의원들이 같은 목표를 향하여 협력과 협동을 하는 긍정적인 넌제로섬 게임이다.
삶을 질을 높이고, 풍요로운 사회를 건설하자는 같은 목표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들의 삶과는 상관없이 내가 선거에 당선되어 빼지를 달아야지>하는 생각과 <이번 선거에서 꼭 낙선시켜야지>하는 대립의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참여하는 게임이 서로가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같은 목표를 향하여 뛰는 긍정적인 게임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제로섬 게임의 키워드는 잔인함과 냉혹함이다. 지금은 이런 상황에서 빨리 빠져 나와야 한다. 그리고 서로가 협력하는 긍정적인 게임으로 모두의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국민이 게임의 주체로 동참한 탄핵 정국이 긍정적인 게임으로 진행되는 것이 새로 참여한 국민 모두의 바람인 거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원하지 않아도 제로섬 게임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앞의 <금화 나누기>처럼 말이다. 제로섬 게임을 관찰해보자. 앞의 이야기에서 해적 5명의 상황 역시 정해진 금화 100개를 나누는 제로섬 게임이다.
[금화 나누기의 전략]
5명의 해적을 <A, B, C, D, E>라고 하고, A가 서열이 제일 높고 E가 서열이 제일 낮다고 하자. 상황은 최종 상황부터 거꾸로 생각해보자.
만약, 모두 죽고 두 해적 <D, E>만 남았다면, D는 어떤 제안을 해도 상관없다. 스스로 1표를 행사하여 과반수를 넘길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D는 (100 : 0)으로 금화를 나눌 것이다. E는 하나의 금화도 얻지 못한다.
만약, 3명의 해적 <C, D, E>가 남았다면, C는 과반수의 찬성을 위해서 D, E 중 1명만 포섭하면 된다. 즉, 자신이 죽으면 하나의 금화도 얻지 못하는 E에게 하나의 금화를 줌으로써 C는 E를 포섭할 수 있다. 즉, (99 : 0 : 1)로 나누면 된다. 물론, D에게는 하나의 금화도 줄 필요가 없다.
만약, <B, C, D, E> 4명이 남았다면, B 역시 한명만 더 포섭하면 된다. B는 자신이 죽으면 하나의 금화도 얻지 못하는 D를 금화 1개로 포섭할 수 있다. 즉, B는 (99 : 0 : 1 : 0)과 같이 금화를 나누면 된다.
이제 이런 모든 상관관계를 파악한 A가 금화를 나눠보자. A는 2명에게 미끼를 주면 된다. A가 포섭할 2명은 자신이 죽었을 때, 하나의 금화도 얻지 못하는 C와 E다. 그들은 최소한의 금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포섭된다. 따라서, A는 (98 : 0 : 1 : 0 : 1)와 같이 금화를 나누면 된다.
사실 정치, 경제를 게임으로 보면서 파악하고 분석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내가 아는 단순한 게임으로 탄핵 정국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앞의 <금화 나누기>에서의 해적처럼 게임의 참여자들은 2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모두 철저하게 자기만을 생각하고, 모두 철저하게 똑똑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탄핵 정국이라는 게임에 참여한 우리의 국회 의원들은 둘 중 적어도 하나는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
반응형
'자기계발,소양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브랜드 포지셔닝 (0) | 2018.07.29 |
---|---|
내면을 연구하는 진정한 벤치마킹 (0) | 2018.07.29 |
조금만 멀리 보면 (0) | 2018.07.28 |
[박종하의 창의력 에세이] 어제 만난 행복한 부자 (0) | 2018.07.28 |
[Lady’s Report]당신은,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 (0) | 2018.07.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