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객만래 [千客萬來] (It has an interminable succession of visitors)



이상한 접착제의 탄생



3M의 중앙연구소에 근무하던 스펜서 실버에게 새로운 중합체에 대한 정보는 귀를 솔깃하게 하는 아주 흥미로운 것이었다. 마침 접착성 중합체에 대한 연구에 한참 골몰하던 그는 이 물질이 새로운 결과를 몰고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아주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

   "이 물질을 아주 대량으로 반응 혼합물 속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그는 상식적인 한계를 넘어선 실험을 계획하고 있었다. 즉 보통 실험에서 취급하는 양을 훨씬 초월하여 실험에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한 결과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실험을 시도하는 그 조차도 그런 대량의 실험은 해본 적도 생각한 적도 없었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저 그는 새로운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만 기대를 걸고 실험을 강행하였다.



그런데 막상 그 결과가 나왔을 때, 당사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너무 놀라고 말았다. 종전의 접착제와는 아주 판이하게 다른 성격의 기묘한 물질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결과물은 너무나 특이했다. 접착제이건만 적극적인 접착성이 없었던 것이다. 접착성이라기보다 오히려 응집성에 가깝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정도였다. 즉, 다른 분자에 들러붙기보다, 제 분자끼리 응집하는 성질이 강했던 것이다. 접착제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이상한 물질이었다.



접착제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물질에 대한 분석이 끝나자 3M사는 다시 한 번 논란에 빠져들었다. 도대체 이 접착제답지 않은 접착물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대책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번 붙었다가 곧바로 떨어져 버리는 접착제를 도대체 어디다 써야 한단 말이야..."

3M사의 고민은 5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아주 새로운 신물질 합성에 성공한 것이 틀림없지만, 사용할 용도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급기야 이 신물질은 폐기처분의 위기에까지 몰리게 되었다.



그러던 중 1974년 어느 주일의 일이었다. 실패작으로 몰려있던 새로운 접착물질에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3M의 커머셜 테이프 제품 사업부에 근무하던 아서 프라이가 아주 색다른 제안을 해왔기 때문이다.

   "예배를 보던 도중이었어요. 찬송가에 끼워 두었던 쪽지들이 갑자기 우르르 떨어졌죠. 늘 있는 일이라 그냥 넘어 갈 수도 있었지만 그날은 왠지 아주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투덜거리며 종이 쪽지들을 줍는데, 갑자기 생각이 떠오른 겁니다. 이 종이 쪽지들에 그 접착제를 붙이면 어떨까 하고요."

접착제는 절대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임시로 붙였다가 깨끗하게 떼어지는 접착제. 얼마나 매력적입니까? 찾아보면 그런 접착제가 필요한 경우가 수도 없이 많을 겁니다."

아서의 주장에 경영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업무를 보는 동안에 수도 없이 그런 경우를 당했던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접착물질은 '포스트 잇'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다. 개발된 지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 거둔 쾌거였다. 잘 알려져 있듯, 3M사가 이 포스트 잇으로 얻은 이익은 가히 천문학적 숫자에 달한다. 쓸모 없는 아이디어로 푸대접받던 것이 하루아침에 일등공신으로 변한 것이다



-출처 사이언스홀

Posted by SB패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