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계획은 구체화 될 때 이루어진다라고 했던가....
정리를 하는 이유도 머리속에 정리된 것, 회의된 것을 정리를 하면서 명확해지고 공통된 공유가 가능한 것이다.
작지만 강한 디테일의 힘 - 사소한 것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박은령 엔터웨이파트너스 상무 | 05/30 13:19
몇 년 전의 일이다. 모 그룹에 입사한 P는 해당 부서에서 3개월 만에 능력을 인정 받아 그룹 전략 기획실로 특별 발령받았다고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P는 내게 너무 힘들다며 하소연의 전화를 해왔다. P의 푸념은 길게 이어졌다.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여 눈총을 받는 것은 본인이 잘못한 것이니 이해하고 노력하며 견딜 수 있으나, (P의 표현에 따르면) P의 직속 상사와 동료들은 사소한 것에도 목숨을 건단다.
유명한 모 컨설팅펌 출신이기에 보고서의 폰트, 서체, 줄 간격, 굵기, 오타 등등에 대해서 주의를 주고, 심지어 P에게 박사가 이것밖에 못하냐는 면박을 수없이 받으면서 시정해야 하니 이대로 있다가는 바보 취급 당하다 못해 미쳐버리겠다는 한숨의 소리였다. 그는 왜 이런 회사에 추천을 해서 날 이 고생을 시키냐고 원망했다.
씩씩거리는 P를 잘 다독이고 전화를 끊었으나 1년이 지날 즈음 내게 이 메일을 보내왔다. 결국엔 퇴사를 할 예정이고 그 동안 주눅들고 상처 받은 마음을 쉬게 하고 싶다고, 그리고 충전(refresh)이 끝나면 다시 취업을 하겠으니 이번엔 외국계 기업을 소개시켜 달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마음이 씁쓸했다. 조금만 더 프로페셔널 한 마음을 갖고 오기로라도 그 업무를 훌륭하게 완수하기를 바랬고 상사가 말하지 않고 원했던 부분을 스스로 깨달아주기를 바랬었다. 그랬다. 상사가 원했던 것은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한 세심함이다.
P가 말한 대부분은 디테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나타난 결과다. 아마도 P의 상사는 사소한 것 하나 시키는 대로, 정해진 대로 하지 못하는 P 가 과연 큰일은 어찌할 수 있을지 더 답답하고 고민했을 것이다.
초등 학생도 아니고 그룹사 수뇌들이 모여있는 집단에 중간 간부로 입사한 사람에게 일일이 밑줄 쫙~을 지적하는 노릇 또한 한심하다 생각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성공이란 수천 가지 작은 일들을 제대로 하는 것, 그리고 그 가운데 많은 일을 되풀이해서 반복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나는 대학 졸업 후 부평의 한 여고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본어를 가르치다 교수님의 추천으로 일본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첫 직장은 일본 교토(Kyoto)에 있는 통신 판매 회사였다.
1998년까지 꽉 찬 10년 동안 재직하면서 3명의 일본인 보스를 모셨다. 지금은 회사도 일본 최대 규모로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고 내가 모셨던 분들 또한 최고 경영자와 최고 임원이 되어있는데 이들의 한결 같은 공통점은 대단히 꼼꼼하다는 점이다.
특히 첫번째 내 보스는 내게 업무적으로 많은 가르침을 준 분이다. 비즈니스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가르쳐주었다. 어쩌면 지금 나의 마인드나 세밀함은 처음 만난 보스에게서 배운 습관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도 기억나는 일이 있다. 갓 입사하여 업무를 배워나가는 시기였는데 거래처에서 주문한 시제품을 확인받기 위해 샘플을 갖고 들어왔다. 그날 따라 보스는 내게 줄자를 가져 오게 해서 옷의 각 사이즈를 재게 하였고, 치수 재기가 다 끝난 후 체크 시트를 확인했다.
지시 사이즈 대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다시 만들어 오라는 주문을 하게했다. 나는 짐짓 놀랬다. 일본 사람들 참 유별을 떤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Boss는 마치 내 마음 속을 읽고 있는 듯 이렇게 말했다.
"지금 되지 않으면 나중에도 안 된다고. 한 장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100장 1000장을 잘 만들리는 더더욱 없다고. 그대로 이 일을 오래 할거면 이 점을 명심 해야 한다고."
우리의 일상과 회사 생활을 되돌아 보더라도 그 동안의 실패는 모두 디테일에서 나온 것이기 일쑤다. 계약서 조항 하나하나, 보고서 문구 하나하나, 미팅 시 발언 하나하나가 정말 모두를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일이 큰 일을 이루게 하고, 디테일이 완벽을 가능케 한다."-데이비드 패커드, 휴렛팩커드 창업자
( www.nterway.com)
2007-05-30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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