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오피스텔로 전세장사 나서다

MZ세대..오피스텔로 전세장사 나서다

서울 중심부 오피스텔 수십 채 갭투자…전세 인상분만큼이 임대수익

 

38세 직장인 A씨는 주말인 지난 20일, 구축 오피스텔 매입을 위해 영등포구청역 주변 임장에 나섰습니다. 그는 "오피스텔 전세금을 조금씩만 올려도 수십 채가 있다면, 월세수익 부럽지 않다"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주식과 코인 폭락장에 큰 손실을 본 MZ세대의 관심이 이번에는 오피스텔 투자로 향하고 있습니다.

강남, 마곡,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와 서울 2·9호선 지하철역에서 도보 5분 이내 초역세권 등 '여성 직장인'의 거주 수요가 높은 곳이 이들의 주요 매매 타깃이 됩니다. 빌라보다 비교적 보안이 좋고 깔끔하다고 평가받는 오피스텔 수요가 많은 곳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없거나 적어 1000만원 이하 소액으로도 오피스텔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매매로 인한 시세차익도 바라지만 전셋값 인상을 통한 임대수익 창출에 거는 기대가 더 큽니다. 물론 생애최초 주택구매자를 위한 청약 가점 등은 포기해야 합니다.

이미 자기 명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A씨는 "2~3개 할 거면 안 하는 게 낫고, 두 자릿수 이상의 매물을 담는 다주택자라면 과세를 먹고 양도한다고 해도 1가구 1주택자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인정받으면 재산세를 조금 더 내더라도 종합부동산세의 다주택자 중과 부담도 피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강서동도센트리움(18㎡)은 올 8월 매매 가격 96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는데, 지난달 전세 계약은 1억300만원에 이뤄졌습니다.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신라스테이해링턴타워(20㎡)는 이달 전세 계약이 1억5000만원에 체결됐습니다. 6월 매매 가격은 1억3700만원이었습니다. 이른바 '깡통전세'입니다.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B 공인중개사는 "금리 인상으로 임차인들의 오피스텔 전세 수요가 낮아졌지만, 2억원 이하 오피스텔은 여전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강서구 마곡역 인근 C 공인중개사는 "요즘은 실거주자, 갭투자자 모두 연락이 많은 시기는 아니다"라면서도, 오피스텔 전세투자 형태에 대해 "전세 세입자 넣고 빠지는 게 원활하게 잘 된다면 가능한 이야기"라고 대답했습니다.

오피스텔 전세투자자들은 보증금 반환도 별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오피스텔 투자를 독려하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25세 여성은 "전세 만기 시 어떻게 보증금을 내어줄 계획이냐"는 질문에 "세입자 구해야죠"라고 답했습니다. 항상 임차인이 대기하고 있는 단지에 투자하면 된다는 식인 것이죠. 이 여성은 지난 두 달 동안 오피스텔 5곳과 도시형생활주택 3곳을 샀습니다

오피스텔 전세가가 일제히 하락해 보증금을 갚을 여력이 없는 임대인이 파산하면, 전세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온전히 반환받기 힘들어지게 됩니다. 오피스텔이 경매에 넘어가 낙찰가가 많이 떨어지게 되면 전세 세입자가 1순위 임차인이라고 하더라도 전세 보증금 손실은 불가피하게 됩니다.

깡통 오피스텔로 전세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오피스텔 세입자에게 보증서를 내주기 전 주택 시세를 조회하는데, 빌라나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시세가 명확하지 않아 공시가격의 150%까지를 주택 가격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매매가와 전세가가 비슷한 깡통 오피스텔들도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피스텔 전세투자 행위에 나선 이들이 보증보험 가입의 안정성을 미끼로 오히려 세입자들을 더 쉽게 끌어들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이 파산할 경우 HUG가 보증금 전액을 대신 반환해야 한다고 합니다. 개인의 투기 행위를 제도가 보증까지 서가며 돕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죠.

금리인상 시기이고 부동산 상승장이 아닌 경우에는 전세가율이 높으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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