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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경제/증권] 주식시장흐름 읽는 방법 제9장 펀드 매니저 군상

by SB리치퍼슨 2009. 12. 4.

제9장 펀드 매니저 군상

 '소멸해간 견해의 수효보다도 프라이드 때문에 월 스트리트의 낙오자가 된 사나이의 수가 더 많

다.' -찰스 H. 다우

 @p190

  1. 액티브 운용의 전사들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애널리스트나 펀드 매니저 업무에 오랫동안 종사하다 보면 당연히 국내외의 저명한

애널리스트나 펀드 매너저와 접촉찰 기회가 많다. 물론 그들로부터 배우는 것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표면에 잘 나타나지 않는 존재이면서 아는 사람은 아는 그러한 사람들 중에 매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 물론 그들은 하나의 투철한 투자철학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서 배우는 바가 크다.

  최근 업무관계로 매년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하고 있다. 그곳의 펀드 매니저 몇 사람과

친해졌다. 월 스트리트 정도는 아니지만 그들도 시드니와 멜버른의 기관투자가 사이를

운용성적과의 반대급부로 수입이 좋은 곳으로 옮겨 다닌다. 따라서 어디의 누구라고 기억하고

있더라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그 사람 개인이지 회사의 조직원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인 이름조차 잘 잊어버리는 버릇이 있는 필자에게 잊혀지지

않는 영어 이름이 하나 있다. 스코티라는 사람인데 이것도 본명은 아니다. 이 콧대 높은

스코틀랜드인에게 우리들이 붙인 닉네임인 것이다.

  그는 일본을 무척 좋아하는 친일인사로서 일본의 청주를, 그것도 따끈하게 데운 것을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취하면 몇 번이고 굳은 악수를 하고 도수 높은 안경너머로 커다란 눈을

껌뻑거리며 '당신의 의견에 모두 찬성이다.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라며 어깨를 껴안는 것이다.

 @p191

 이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라는 말은 그의 입버릇이기도 하다. 또 어느 땐가 그는 나를 향해

'일본인은 미국으로부터 자동차와 트랜지스터 만드는 법을 배워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그

돈의 운용방법을 미국인에게 배워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들 스코틀랜드인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왜냐 하면 스코틀랜드에는 머니 매니지먼트에 뛰어난 전통과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중요한 일드 스프레드

  확실히 미국은 글로벌한 투자는 뒤떨어져 있다. 과거의 채권국 중에서는 런던의 시티에서

배양된 영국의 국제분산투자 노하우가 금융대국 스위스와 함께 단연 뛰어나다. '돈의 세계에서는

실적과 경험이 최상의 신용력이다. 미스터, 이것도 진리다. '라고 다시 악수를 청하는 것이다.

또 어느 때 그는 '국제분산투자'를 하는 경우 그 나라의 경제성장과 컨트리 리스크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 문화 사회적인 차이도 있기 때문에 하나의 투자척도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 나라의 장기채 수익률에서 수익주가비율(PER의 역수)을 뺀 일드 스프레드(Yield

Spread)만은 주식시장 전체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지표다 』라고 한다. 확실히

미국의 경우 1984년 하락직전에도 1987년의 블랙 먼데이 폭락 직전에도 장기채 수익률과 주식의

수익주가바율이 크게 괴리되어 있었다.

 @p192

  이러한 그의 생각은 강세장세의 최종국면, 즉 실적장세의 최종국면에 기업수익의 신장이

둔화되는 한편, 단기금리의 상승보다 약간 늦게 장기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시작하는 그러한

상태, 바꾸어 말하면 역금융장세의 도래를 예고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스코티가 말하는

장세의 순환원리라 할까 진리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는 최근 어느 오스트레일리아 최대의 기업연금 펀드 매니저로 영입되었다. 단기금리가 18%,

게다가 엔화가 약세인 상태에서 일본주식에 투자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1989년

여름 일본을 방문한 그는 일본의 인덱스 운용의 상황을 조소하며 '그것은 패자의 게임이다.

 @p193

 일본에는 프로 펀드 매니저가 없다. 나는 글로벌 펀드를 운용하여 과거 한 번도 인덱스에 진

적이 없다. 게다가 일본인은 아직 하락장세에 들어갔을 때의 인덱스 운용의 비참함을 알지

못한다. '라고 호되게 나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그가 무슨 말을 하든 간에 스코티씨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타고난 펀드 매니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일본 액티브 운용의 달인들

  해외에서는 직업으로서의 펀드 매니저의 역사가 오래 되고 독립하여 투자자문회사를 가지고

오랜 기간에 걸친 운용성과에 의해 그것이 평가되는 케이스가 많다. 바꾸어 말하면 그들의 현재

위치나 연간수입이 그것을 말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합의제에 의한 운용이 이루어지고 있고 게다가 펀드

매니저가 다른 곳으로 옮겨다니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최근에는 그것을 전문가로서 평가하는 큰 회사도 출현하여

스테셜리스트(Specialist)로서 다른 대형 기관투자가의 펀드 매니저를 영입하는 예도 볼 수 있게

되었다. 

  K씨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오랜 기간 내가 집필하는 주간 리포트의 독자이기도 하여 다른

사람을 통해 비교적 최근부터 만나기 시작하였다. 어느 국내 대형 투자신탁의 펀드 매니저에서

전통있는 해외의 투자신탁회사를 거쳐 다시 대형 신탁은행의 펀드 매니저로 영입된 K씨는

화려한 경력과 현재의 운용실적과는 전혀 대조적으로 늘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조용하고 남의

눈에 피는 것을 꺼려하는 신사이다.

 @p194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 유씨는 말수가 적은 가운데서도 오로지 장세의 불가사의함과 펀드

매니저 일의 즐거움에 대해서만 말할 뿐이다. 가끔 나의 장세견해 등을 듣는 경우에도 '아

그렇습니까, 그 의견은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 정도의 대꾸로 끝난다. 자신의 시세관에 대해

말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시황성격의 미묘한 변화를 헤아려 내는 탁월한 능력은 필자

따위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더욱이 놀랄 일은 그 과단한 행동력이다. 후에 알게 된

것이지만 처음에는 조용히 남의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끝나보면 놀랄 만큼 많은 자금을 시장

주도그룹에 저코스트로 투입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모두 팔아치운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행동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인만큼 딜러 출신의 신세대 펀드

매니저가 도저히 흥내낼 수 없을 것이다.

  리스크 헤지야말로 투자의 기본

  처음에 이쪽에서 먼저 만나고 싶다고 연락을 하여 단골 멤버클럽에서 만나기로 하고 2~3분

늦게 도착했던 나는 A씨의 앞을 두 세 차례 지나치고 말았다. 그만큼 수수한 분으로 실례되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지방의 국민학교 교장선생님 같은 타입의 사람이었다.

  A씨가 운용하는 투자신탁은 평균으로 십수 년간에 걸쳐 업계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하락장세에 강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주식의 편입비율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낮다는 데 있다.

 @p195

  이와 같이 주식의 편입비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도쿄시장의

양극화장세의 주도주 변화를 미리 읽어내어 그 주도그룹에 집중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투자신탁은 리스크 헤지를 위해 분산투자가 의무화되어 있고 한 종목 편입한도도 5%로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A씨는 업종을 집중화하는 대신에 종목을 분산시켰던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상승하지 않는 업종도 있으나 결코 물타기 매입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르는 그룹의 업종을

추가로 매입하고 하락하는 종목은 매각하여 채권이나 현금비율을 높여간다.

  이 방법은 말하기는 쉬우나 실행하기 어려운 투자전략이다. A씨는 '입사 후 처음 배치를 받아

신용거래 결제사무를 하면서 하락한 종목을 빨리 파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피부로

느꼈던 것이 지금까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끝으로 '왜 때로는 과감하게

공격을 하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일선 영업자 시절에 액면을 밑도는 투자신탁을 파는

괴로움을 신물이 나도록 맛보았습니다. 우선 리스크를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크를 피하고 있는 사이에 평균적인 성적을 웃도는 리턴이 따라 오는 것이

아닐까요.'라고 들려주었다. 여기서 필자는 펀드 매니저의 진수를 보는 그러한 느낌이 들었다.

 @p196

  2. 사라져간 예언자들

  잊혀져간 그랜빌

  그랜빌 쇼크라는 말이 한 때 세계의 주식시장에 전해졌다. 미국의 시장분석가이면서 자료

판매업자로 억만장자였던 그랜빌의 광적인 듯한 초약세 예언은 그만큼 많은 투자가를 동요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뉴욕시장은 그가 TV를 통해서까지 예고한 대폭락을 일으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후 수 년간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계속하여 경신했던 것이다.

  80년대 초 때마침 캔자스 시티에 있는 그의 사무소 가까이에 갈 기회가 있어 들렀더니 입구에

서있는 경비원이 그가 장기부재중이라고 알려주었다. 그의 특별회원 대부분이 그의 전화지시에

따라 보유주식을 전부 팔았을 뿐만 아니라 선물시장 및 옵션을 이용하여 폭락한 시점에서 되살

것을 목적으로 공매도를 하여 막대한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일부 투자가의 보복을 두려워하여

몸을 숨긴 것이라고 월 스트리트의 어느 증권 맨이 가르쳐주었다.

  절정기에는 그의 강연을 위해 주최자가 카네기홀을 빌려도 투자가는 넘쳐흘렀다. 그런 그가

1989년 여름 오랜만에 월 스트리트에서 주식강연회를 열었는데 참석자는 불과 17명이었다고

한다. 콧대가 높은 그는 그래도 여전히 '이번 강연회는 대단한 의의가 있었다.'라고 말하였다.

  확실히 1960년 "그랜빌의 투자법칙-주가변동을 최대로 활용하는 전략"을 집필하여 뉴욕시장에

등장했던 무렵의 그는 냉정한 시장분석가로서 그 분석력과 예측능력은 대단히 뛰어났다. 그러나

광적인 그의 행동은 그 후의 스타 취급이 그를 미치게 했는지 아니면 나이가 그를 하나의 생각에

집착케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그는 완고해질 그런 나이는 아니었다.

 @p197

  다음으로 80년대의 초강세장세를 예측하여 인기를 모아 메릴린치 증권에서 독립하여 자료

판매업자가 되었던 로버트 프랙터의 경우도 그가 신봉하던 엘리어트 파동론을 분석한 결과

'뉴욕시장은 블랙먼 데이를 계기로 완전히 장기의 강세장세가 종말을 고하고 1929년에 버금가는

약세장세로 돌입할 것이다. '라고 예측하였다. 물론 투자가에게는 주식시장으로부터 완전히 손을

떼도록 권고하였다.

  엘리어트 파동론에 대해서는 그 고찰자인 엘리어트도 그의 만년은 파동론의 법칙대로 패턴을

그리지 않는 실제 주가와의 갭에 고민하다 세상에서 잊혀진 것처럼 그 생애를 마쳤다. 오히려

그가 죽은 후에 몇 사람의 분석가에 의해 그 이론이 승계되고 변형이 부가되어졌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그 애널리스트의 판단이 결정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즉 100% 확실성을

나타내는 분석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오히려 일시적이지만 월 스트리트에서 이름을 떨친 사람들은 그래도 행복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균형감각이 중요

  이 점에 있어 메릴린치의 시장분석가인 봅 파렐의 경우는 특히 투자가를 끌어당기는 그러한

대담한 예측을 하지는 않는다. 어느쪽인가 하면 애매모호한 표현을 늘어놓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가 월 스트리트 종사자들에 의한 인기투표에서 항상 상위에 랭크되는 것은 기술적인

분석에 구애받지 않고 펀더멘틀한 분석과 병행하여 균형잡힌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기본적인 경기순환과 주식장세와의 관계에 관해 숙지한 후 그때 그때의 경제사상 변화를

분석하고 투자가 심리의 과잉표출을 시장이 전해주는 기술적인 지표를 분석하면서 예측하기

때문일 것이다.

 @p198

  펀더멘틀 분석을 하는 애널리스트는 현상추인방식 이기 때문에 그 리포트는 납득하기가 쉽다.

그러나 조리가 정연하다고는 할 수 없다. 반면에 테크니컬 애널리스트는 과거의 순환론을

중시하면서 시장의 센티먼트(sentiment)의 역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 바꾸어 말하면 끊임없이

소수의견에 서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따라서 예측이 맞는 경우에는

물론 반향도 그만큼 크다.

  균형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 양자의 결점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우선 일의 기본을 배우고 몇 차례 예상하지 못했던 난국을 극복하고 경험을

쌓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주식투자만큼 실패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세계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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