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무역 보복..러시아 수입 의존도 높은 품목
러시아의 한국에 대한 수출 통제 보복 조치 예고가 27일 있었습니다.
한국이 대러 수출 통제를 강화한데 대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무역 보복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비우호적 조처를 했다”며 “이는 한국의 경제와 산업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리는 여기에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반드시 대칭적이지는 않은 상응 조처를 할 것이며 한국은 여기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26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러시아를 겨냥해 ‘상황 허가 대상’을 추가 확대하는 고시 개정안을 공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는 물론, 군사 목적으로 전용될 여지가 있는 품목까지 수출을 금지하려는 국제사회 제재에 동참한 조치입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건설중장비, 이차전지, 공작기계, 항공기 부품 등 군용 전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품목 682개가 상황 허가 대상 품목에 추가됐습니다. 기존 품목까지 포함하면 상황 허가 대상 품목은 총 1159개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한국 자동차(배기량 2천cc이상)도 수출제재 품목에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뉴스를 듣고 우리는 러시아에 수출하는 품목과 수입하는 품목들에 대해서 손해를 볼만한 품목이나 기업들을 알아보아야겠습니다.
이 무역보복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기업들이 있으면 반대로 수혜를 보는 기업들도 있을 것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군용 전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품목들이 수출 제한 품목에 추가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러시아는 어떠 품목을 한국에 수출 제한을 걸까요?
한국무역협회(KITA,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제 사회 제재에 대한 러시아 대응 시나리오별 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러시아에서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가능한 방식은 크게 4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① 에너지 원자재 공급 통제
② 러시아투자 기업 철수에 대한 불이익 강화
③ 특정 품목의 대한국 수출 통제
나머지 하나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흑해 곡물 협정 연장 거부권'입니다.
다만, 2022년 기준 러시아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9%, 수입 비중은 2.1%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2022년 우리나라 전체 수입품목 10,957개 중 대러시아 수입의존도 90%를 상회하는 품목의 개수는 23개로, 전체 대비 비중의 0.2%에 불과합니다. 다만, 방사성동위원소·비합금선철·페로실리콘크로뮴(제강용 원료)의 경우 금액은 크지 않으나 대러시아 수입비중이 90% 이상으로 높아 공급선 다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대러시아 수입의존도(%)는 방사성동위원소(100%), 비합금선철(97.0%), 페로실리콘크로뮴(92.2%)입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한국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액수와 비중에서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러시아 석탄 수입의존도는 2021년 17.5%에서 2023년 4월 기준 25.5%까지 올라갔습니다.
국내에서 석탄 외에 천연가스와 원유의 러시아 수입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각각 3.0%, 2.2%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무역협회는 러시아의 원자재 공급 통제가 한국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시멘트 업계가 대표적으로, 러시아산 유연탄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75%에 달하고 있습니다.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석을 1500도 이상 고온으로 가열하는 과정에 쓰이는 유연탄은 시멘트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30%로 높은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의 에너지 원자재 수출 제한으로 한국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게 될텐데요. 구체적으로는 석탄·천연가스·원유 가격이 10% 오르면 생산비용은 각각 0.11%, 0.15%, 0.38%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 러시아 내 자산 매각을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기부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규제가 신설되면서 우리 기업의 러시아 시장 철수 결정에도 비용적인 부담이 발생하게 됐습니다. 규제에 따르면, 우리기업은 매각하고자 하는 자산의 시장가치의 5~10%에 해당하는 기부금을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합니다.
현대차는 전날(1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공장의 지분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고 공시했습니다. 2010년 9월 준공 당시 연간 생산능력은 약 23만대 수준이었으며, 공장을 건설하고 운용하는데 들어간 돈만 약 1조 원이 들었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8월까지 단 6대만 팔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자동차는 러시아 현지 공장이 우리 돈 약 14만 원, 러시아 돈으로 단돈 1만 루블에 매각했니다.
닛산과 르노는 각각 1유로와 2루블, 우리 돈 약 1,400원과 50원(당시 환율 기준)에 공장을 넘기고 철수했습니다.
이에, 러시아 시장에서의 철수를 희망하지만 자산 매각에 따른 비용이 부담되는 기업에게 철수 비용 지원, 저금리 대출 제공 등 금융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2022년 3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러시아 의존도가 20% 이상인 수입품목이 118개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에너지와 금속류, 수산물이 주를 이뤘는데 러시아산 수입 비중이 50% 이상인 품목도 62개에 달했습니다.
118개 품목 중 수입액이 가장 많은 품목은 나프타(43억8천만달러)로, 러시아산이 해당 품목 전체 수입액(187억달러)의 23.4%를 차지했습니다.
석유와 역청유 중 섭씨 15도에서 비중이 0.847 초과 0.855 이하인 것(28억8천만달러)은 러시아산 비중이 92.6%,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팔라듐(가공하지 않았거나 가루 모양인 것·5억달러)은 러시아산 비중이 33.2%였습니다. 원자력발전에 쓰이는 우라늄235를 농축한 우라늄(2억5천만달러)도 전체 수입액 중 33.8%가 러시아산으로 나타났습니다.
명태(96.1%), 대게(100%), 대구(93.6%), 명란(89.2%), 북어(92.7%) 등 수산물은 러시아산 의존도가 한층 더 높았습니다. 우크라이나산 수입 의존도가 20% 이상인 품목은 해바라기씨유(54.8%), 크립톤(30.71%), 금홍석(30.1%), 네온(23.0%) 등 16개로 집계됐습니다. 크립톤과 네온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희귀가스입니다.
러시아 무역 보복에 따른 대 러시아 수출 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요.
러시아 수출 품목 기업수는 화장품 444개사, 기타 플라스틱 239개사, 자동차부품 201개사 합성수지 137개사, 아연도강판 30개사 정도 입니다.
(2022년 4월 / KIEP, KITA)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 중 주요 10개 기업도 알아보겠습니다.
- 삼성전자: 가전제품, 전자제품,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한 제품을 러시아 시장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생산 및 유통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롯데그룹: 식품 및 음료, 호텔, 소매 등 다양한 부문에서 러시아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 한화: 에너지, 건설, 산업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러시아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 POSCO: 철강 및 자원 개발 등의 분야에서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 SK이노베이션: 화학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러시아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 한진그룹: 해운,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KT: 통신 기술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한국전력공사: 에너지 관련 사업을 러시아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 SK텔레콤: 통신 및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 극동 세관을 통해 수입된 한국산 자동차는 전체 물량의 8.5%를 차지한 다고 합니다.
자동차 판매량도 줄어들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주요 기업들과 그 외의 러시아 생산 및 수출 비중도 더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컨설팅 업체 Globus Ved에 따르면, 러시아 내 영양제 수입 규모는 2022년 1~8월 기준 6억 600만 달러(8000억원)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습니다. 수입 국가별로 살펴보면, 독일이 23.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폴란드 8.9% △중국 8.7% △미국 8.5% △오스트리아 5.7%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나라 점유율은 4.3%로 6위입니다. 우리나라의 5개년 평균 수출액은 2900만 달러(380억 2000만원)입니다.
올해 들어서 순위가 조금 더 떨어졌습니다. 지난 8월 기준 우리나라는 대러시아 영양제 수출국 중 10위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기업으로는 콜마비앤에이치, 동서식품, 삼양식품, 이삭, 남양이 있습니다. 이들 제품은 러시아 최대 온라인 유통망 Wildberries, OZON 등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콜라겐, 인삼 등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에서 영양제 제조·공급을 위해선 외국산 장비와 부품이 필요한데, 이들 대부분이 대러시아 수출규제 품목에 속해 있는 만큼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항과 강원도 동해・속초항을 통한 한국 카페리(여객・화물)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혹시나 투자하시는 분들 중에 러시아 관련 영향을 받을 만한 기업들은 관심갖고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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