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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성과,정책

[사회] 월화수목금금금... 한국의 S/W개발자는 괴롭다

by SB리치퍼슨 2010. 5. 7.
IT개발자,디자이너 들이 3D업종으로 전락한 지는 오래다.
IMF를 지나면서부터 그렇게 인식이 되었으니깐 말이다.
그래도 IT종사자들은 부푼 꿈을 갖고 있기에 한가닥 희망을 갖고 업무에 뛰어든다.
그렇게 몰두하고 노력하다보면 0.1%정도는 꽤 괜찮은 정도의 위치에 설 수 있을테니 말이다.

오마이뉴스 | 입력 2010.04.08 18:49

[오마이뉴스 박현준 기자]금요일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간, 서아무개(29)씨는 퇴근 준비를 한다. 하지만 표정이 어둡다. 내일이 주말이지만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정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어요. 그나마 오늘은 일찍 퇴근합니다."

계속되는 야근으로 인해 지친 그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 보였다.

너무 짧은 개발기간... 야근은 필수

서씨는 2007년 2월 전공을 살려 IT서비스 업체에 입사했다. 초기엔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돼 좋았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모든 프로젝트에서 너무 짧은 개발 기간을 주며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요구했던 것이다.

"윗사람은 개발 여건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일정을 맞추라고 해요. 개발자들만 죽어나는 거죠."

경영자가 일정을 준수해서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개발자의 입장도 생각해 줘야 하지 않느냐고 서씨는 하소연했다. 프로젝트 초기에 분석·설계를 아무리 잘해도 개발 단계에서 변수가 생기고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런 것들은 배제하고 프로젝트 기간을 최대한 짧게 잡으니,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야근은 필수가 된다.

한 공공기관의 프로젝트에서 근무 중인 김아무개(29)씨는 잦은 야근의 이유 중 하나로 '최저가 입찰제'를 꼽았다. 발주기업이 현재 시스템과 개선하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철저한 파악 없이 '싸고 빠르게'만 외친다는 것이다. '을'의 입장인 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로 낮은 가격에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비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인력도 부족하게 배치된다. 그 인력들이 한정된 기간에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니 당연히 야근과 주말근무를 해야 하는 것이다.

전 직장에서 통신사의 프로젝트를 경험한 김아무개(27)씨는 '갑'의 무지와 변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합의했던 목표 아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원했던 것은 이런 것이 아니라고 해 버린다는 것. 거기다가 요구사항을 추가하기도 한다. 철저히 처음의 목표를 위해 분석·설계됐기 때문에 중간에 방향을 틀어 버리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상황과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갑'을 상대하는 개발자는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 것들을 감수해서 정해진 기간에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하니 업무 강도는 가중된다.

좋은 품질 위해서 개발자 처우개선이 우선

"S/W 개발직은 3D업종으로 인식된 지 오래예요."

이들처럼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잦은 야근과 높은 업무강도에 시달린다. 서씨는 "힘든 현실 속에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은 성취감"이라고 말했다. 밤을 새더라도 원했던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면 '성취감'을 느끼고,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발자에 대한 처우는 바닥 수준이다. 야근이나 주말근무에 대한 초과근무 수당은 받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게 됐다"고 서씨는 전했다. 또, "정당한 초과 근무수당인데 신청하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 받는다. 신청해도 받지도 못하고 윗사람에게 찍히기 십상"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직원들의 작은 불편함까지 챙기며 복지에 신경 써서 이직률이 낮은 G기업은 좋은 예"라며 "그 정도는 아니라도 기본적인 대우라도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발자에 대한 인식도 지적하며, "해외에서는 나이가 들어도 좋은 대우를 받으며 개발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IT강국이라는 한국에서는 생명이 짧고 대우도 좋지 않다"고 했다.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열정이 힘든 현실 속에 묻혀서 식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도 아직은 새로운 기술과 업무를 배우는 것이 좋아요. 다만 개발자들이 힘낼 수 있도록 현실이 조금만 받쳐주길 바랄 뿐이죠."




"단순무식 불법야근에 월화수목금금금"

아시아경제 | 김성곤 | 입력 2010.04.21 11:16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IT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주당 평균 61.7시간, 연간 3000시간의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야근 수당조차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는 76.5%인 것으로 드러났다.

진보신당은 21일 지난 6~15일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과 함께 홈페이지(it.nodong.net) 등을 통해 실시한 'IT노동 실태 긴급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한국 IT 노동자의 불법 야근 현실은 그야말로 참담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1665명의 IT 노동자들은 일주일 동안 회사에서 평균 55.9시간을 일하고도 집에서도 5.8시간을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근로시간이 60시간을 넘어서는 것. 또한 휴일에 출근하는 경우도 한 달 평균 3.3일로 매주 주말 이틀 중 하루는 회사에 출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노동시간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무려 3000시간에 달한다. 진보신당은 이와 관련, "프랑스(1533시간, 2008년)나 독일(1433시간)의 두 배 이상이고 OECD 평균(1768시간)에 비해 무려 1232시간을 더 일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추가 노동을 일수로 환산하면(1일 8시간) 1년 동안 한국의 IT 노동자들은 OECD 노동자에 비해 무려 154일이나 더 일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IT분야 노동자들은 또한 살인적인 불법 야근에 시달리지만, 추가노동에 대한 보상은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근 또는 추가 근로 시 보상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6.5%는 '전혀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고 일정액 한도에서 편법적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18.7%, 법대로 지급하거나 대체 휴가가 주어지는 경우는 고작 2.3%, 2.5%에 그쳤다.

진보신당은 "상습적인 추가근로에 시달리는 IT 노동자들은 만성피로, 근골격계 질환, 거북목 증후군, 두통 등 갖은 질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불법 야근과 과로 속에서 창조적인 활동이 나오기는 힘든 법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휴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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