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아메리카만 사용”…TSMC, 애플·엔비디아 확보
대만 TSMC, 美 반도체 공장 투자 3배로 늘려
애플, TSMC의 미국 공장에서 반도체 납품 받기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에 2번째 반도체 공장을 신축하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반도체 산업 부흥에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동시에 애플은 자체 디자인한 반도체를 미국 TSMC 공장에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삼성전자 등 경쟁자와 거리를 띄우겠다고 예고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CNBC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TSMC 공장의 장비 반입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4월 TSMC는 미국에 첫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20억달러(약 15조8784억원) 투자를 발표했고 내년 첫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TSMC는 두 번째 투자를 발표했고 여기 피닉스에서 3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을 생산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TSMC는 이날 발표에서 애리조나주에 투자하는 금액을 120억달러에서 400억달러(약 52조8400억원)로 늘리고 새로 짓는 공장 숫자도 기존 1개에서 2개로 변경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금액은 애리조나주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로 알려졌습니다. TSMC는 이러한 투자로 연간 100억달러(약 13조2360억원)의 수익을 올릴 계획입니다.
TSMC의 투자 확대 소식은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국산화 정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8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독려하기 위한 이른바 '칩스와 과학법'(CHIPS Act)에 서명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해당 법안에 따라 미국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투자하는 기업에 대출, 보조금, 세제혜택 등 기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527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로니 채터지 부국장 대행은 TSMC 설비가 가동에 들어가면 미국의 연간 반도체 웨이퍼 수요 60만개를 충족하는 물량이 공급된다고 밝혔습니다.
피닉스의 TSMC 공장은 2024년 생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해당 시설은 당초 5nm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더 정교한 4nm 반도체 생산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TSMC가 새로 짓는 두 번째 공장은 2026년에 가동 예정이며 최첨단 반도체인 3nm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의 첫 고객사는 애플, 엔비디아, AMD 등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될 전망이라고 하였으며 바이든 대통령도 애리조나 공장 생산량의 25~35%가 애플 반도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애리조나 공장은 애플의 아이폰용 A시리즈. 맥북용 M시리즈 칩과 함께 엔비디아의 그래픽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4나노 및 3나노 반도체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 칩들에는 이제 자랑스럽게도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찍히게 됐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순간”이라며 “앞으로 애플은 TSMC의 애리조나 공장에서 만든 프로세서만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SMC의 대형 고객사 확보와 연이은 투자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눈치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1위는 TSMC(53.4%)가 차지했으며 삼성전자는 16.5%로 2위에 그쳤다고 합니다. 1위와의 격차는 36.9%포인트(p)로 큰 편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GAA(게이트올어라운드) 3나노 공정을 TSMC보다 먼저 양산하며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바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로드맵도 공개했습니다. 이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해 제2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오는 2024년 가동이 목표입니다.
그러나 애플과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들이 TSMC의 행사에 참여하며 이들의 칩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삼성이 노렸던 주요 고객사는 TSMC에 뺏겼다고 보여집니다. 기술력은 앞섰지만, 점유율 확대의 가장 큰 요인인 고객사 확보전에선 TSMC에 뒤진 셈입니다. TSMC는 지난 8월 3나노 공정 수율이 80%에 안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삼성전자의 수율은 TSMC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가 5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서 수율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고 경계현 사장도 5나노, 4나노에서 TSMC보다 수율이 뒤처진 게 사실이라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첨단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기술의 종주국을 자부하는 미국은 지난 8월 반도체 산업 육성을 국가 안보의 문제로 접근하여 반도체 지원법안(CHIPS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 지원(132억 달러) 등에 5년간 총 527억 달러(약 69조 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또 기업이 반도체와 장비 생산을 위해 쓴 설비투자비의 25%를 세액 공제로 돌려주도록 법에 명시했습니다.
더 나아가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7일 미국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했습니다. 미국산 장비가 없으면 첨단 반도체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중국의 반도체 기술 확보를 차단하는 조치가 되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는 한미 정부간 협의를 통해 수출통제를 1년 유예하는 '파격적인 혜택'도 부여했습니다.
미국 반도체법 수혜주 관심종목입니다.
🔖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인텔
🔖 AMD
🔖 인텔
🔖 엔비디아
🔖 TSMC(대만)
🔖 레이저테크(일본)
이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장비, 부품, 소재 등을 공급하는 업체도 관련주로 부각될 수 있겠습니다. 아직은 업황 부진 전망으로 관심을 두기에는 이른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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