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슈퍼차저’ 포드·지엠도 합류..국제표준 되면 현대차는
테슬라가 전기차에 이어 충전소 인프라까지 대폭 확충하며 세계 표준에 한걸음 다가갔습니다. 미국 포드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까지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테슬라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면서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써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충전시설 점유율까지 높이려는 전략을 가시화 했습니다. 특히 테슬라의 충전 방식이 미국의 표준, 더 나아가 국제표준이 될 가능성도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다른 자동차 회사들로선 피하기 힘든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전기차의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인 전기차, 인프라인 충전소까지 수직 통합을 강화하고 나서 경쟁사들의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자사의 충전시설을 다른 제조사의 전기차에도 개방한다고 발표하면서 NACS 커넥터가 CCS(DC콤보)보다 절반의 크기로 2배 강력한 충전을 제공한다고 자랑했습니다. 또 충전기 등 관련 설비 제조업계에 NACS 설계 파일을 공개하면서 "테슬라의 충전 커넥터를 공공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관련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포드가 지난달 25일 미국 전역의 테슬라 충전시설 '슈퍼차저'를 함께 쓰기로 합의한 데 이어 GM 역시 지난 8일 같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테슬라의 NACS 방식이 기존의 미국 표준인 CCS(Combined Charging System)를 대체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14일 로이터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성명을 내고 “NACS 규격 전기차 충전기 활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이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전했습니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가 테슬라의 충전소를 함께 쓰기로 한 데 이어 충전설비 제조업체들도 테슬라 방식의 충전기 연결기기(커넥터)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잇따라 밝혔습니다.
북미 충전업체들도 발빠른 움직임
미국의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인 차지포인트는 1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충전소에서 테슬라의 충전기 연결 방식인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커넥터를 이른 시일 내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차지포인트는 "모든 제품에 NACS 커넥터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미 서비스 중인 충전기에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충전장비 제조업체인 블링크차징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자사가 새로 출시하는 240㎾ DC 급속 충전기에 NACS와 CCS 커넥터를 모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호주에 기반을 둔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트리티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의 급속 충전기에 NACS 커넥터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브이고(EVGO), 블링크, ABB E모빌리티 북미법인, 켐파워, 트리티움 등 미국 내 충전업체들은 NACS 도입을 위해 테슬라와 협업 중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등 대부분 전기차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CCS 충전 방식은 이젠 미국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조차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포함 북미 지역에서 가장 보편적인 전기차 충전 규격은 CCS(Combined Charging System, 합동충전시스템)이며 테슬라의 충전 규격은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북미충전표준)입니다. NACS는 CCS보다 커넥터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CS 규격은 완속・급속・비상급속 충전이 모두 가능하고 NACS는 250㎾이상의 충전이 가능합니다.
자동차 회사들의 잇따른 테슬라 슈퍼차저 개방에 합류
6월 8일(미국 현지 시각) GM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24년부터 GM 전기차 운전자들은 테슬라가 운영하는 ‘슈퍼차저(Superchargers)’ 급속 충전소 1만 2,000곳에서 충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단, GM 전기차 고객들이 테슬라 충전소 이용을 하려면 테슬라 슈퍼차저와 호환 가능한 별도의 어댑터를 구비해야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GM은 오는 2025년부터 GM서 제조되는 모든 EV 신차의 충전 단자를 테슬라 슈퍼차저 급속 충전소 전용 단자로 교체해 생산하기로 테슬라와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포드 전기차가 이르면 2024년 봄부터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전역 테슬라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 슈퍼차저(Supercharger)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포드는 26일(현지 시각) "머스탱 마하 E 등 포드 전기차가 블루오벌(BlueOval) 1만 여곳과 테슬라 슈퍼차저 1만 2000곳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충전이 가능한 모델에는 머스탱 마하-E, F-150 라이트닝, E-트랜시트 등 대부분의 포드 순수 전기차가 포함되며 기존의 자사 시스템을 이용한 결재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테슬라가 개발한 CCS 콤보 1 어댑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포드는 오는 2025년부터 북미충전표준규격, NACS에 맞춰 전기차를 생산, 테슬라 슈퍼차저를 어댑터 없이 충전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인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테슬라의 충전기 연결 방식인 NACS 커넥터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테슬라 충전기 사업 지배력 강화
아이브스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는 포드와 GM에 충전 시스템을 개방한 것만으로도 오는 2025년까지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한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충전소 경쟁에서 밀어내면서 전기차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방식은 국가별로 혹은 제조사별로 다양합니다. 미국, 유럽, 한국에서는 급속 충전 방식으로 ‘DC 콤보(CCS)’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내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는 자체 방식인 NACS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CHAdeMO(차데모) 방식을 적용했고, 중국은 자국 내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에 GB/T 규격만 적용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NACS는 단일 연결 단자로 가볍고, 특히 250㎾ 이상의 충전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중국의 GB/T 방식은 설치 비용이 저렴한 게 장점이지만, 충전 속도가 느리고 완속용 급속용 충전구를 각각 설치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는 미국과 캐나다의 전체 급속 충전기 수량의 60%에 달합니다. 내년에 7500개를 추가할 계획인데, 미국 소비자가 향후 충전 때문에라도 테슬라·GM·포드 등 미국산 차를 선호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CCS 충전기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CCS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새로운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IT전문매체 더 버지는 "도시바의 HD DVD가 소니의 블루레이 밀려난 것처럼 CCS도 역사의 한편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전문가를 인용, "GM과 포드가 미 에너지부에 (CCS 공식)규정을 바꾸라고 로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NACS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이오닉5와 EV6, 포드 F-150 라이트닝, 닛산 리프 등에 탑재된 V2L 기능을 NACS로 사용하려면 별도의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NACS와 CCS를 동시에 탑재할 수는 있겠지만 비싸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데다가 각종 손상에 취약한 걸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그렇게 되면 핵심 상품 요소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 방침이)쉽게 바뀔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8개 전기차는 모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을 못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르면 2025년 상반기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됩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현대크래들'을 통해 도심 도로를 따라 전기차 충전기를 배치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 지역 내 갓길 전기차 충전 시스템 시범 운영을 토대로 지속해서 충전 인프라를 늘려가겠다는 계획입니다.
기아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충전 인프라 조성을 위한 방안 협력 중이며 오는 2035년 캘리포니아주 전역에 120만 개 공공 충전 시설 설치를 목표로 중앙 정부 지원 등을 이끌어낼 방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테슬라는 급속 충전기의 명칭을 '북미충전표준'(NACS) 커넥터로 변경하고 이를 미국 정부와 함께 국제 표준으로 강력히 밀고 있다"며 "포드와 GM이 백기를 든 것처럼 현대차·기아 역시 테슬라 충전기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테슬라 이젠 자체 부품 생태계 구축
자율주행, 자율주행을 위한 전장 부품, 배터리 셀까지 모든 분야를 통합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3월 인베스터 데이에서 48V 기반의 자동차 전기·전자 아키텍처(구조) 도입을 예고했습니다. 대다수의 자동차가 12V를 상정한 배터리와 발전기, 전장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48V를 표준으로 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테슬라가 예고한 대로 차량 전기·전자 아키텍처 전압을 12V에서 48V로 전환하면 차량 경량화에 장점이 있습니다.
첫번째, 전기차에서 조명·인포테인먼트·조향 등 전장은 3~7% 가량의 전력을 소모합니다. 48V로 전장 전압을 높이면 "전력 손실이 줄고 공조 시스템이나 전력 변화 시스템의 효율도 개선할 여지가 발생합니다.
둘째, 배선 단순화로 차량이 가벼워질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전류가 감소하면 전기차 내 최대 길이 4km, 무게 30~60kg에 이르는 전선을 줄일 수 있게 되어, 무게와 비용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테슬라는 현재 전기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3대 요소인 자동차, 배터리, 충전소 생태계를 장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현대차·기아는 미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더해서 충전기까지 부담이 되고 있으나
테슬라, GM, 포드,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개방 확대는 전기차 판매 증대로 이어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수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는 테슬라의 충전기 표준화와 부품 표준화가 부담이 되고 있지만
한국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수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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