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보조금 전면 폐지..2023년 중국 전기차 판매 가격 상승

중국 2023년부터 신에너지차 구매보조금을 완전히 폐지

중국 재정부, 공업정보화부, 과학기술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4개 부처는 '2022년 신에너지차 보급을 위한 보조금 정책에 관한 통지'를 발표,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을 2022년 12월 31일까지만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023년부터는 신에너지차 구매 시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중국은 지난 2009년에 전기차 보급 정책을 시행하면서 보조금을 지급해왔습니다. 보조금은 우리나라처럼 전기차 구매 소비자에게 직접 주는 게 아니라 전기차 생산업체에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전기차 생산업체가 자사 전기차 판매량을 지방정부에 보고해 보조금을 신청하면 정부가 전문가 심사를 거쳐 보조금을 집행합니다. 기업들이 보조금을 반영해 가격을 책정하니 판매가가 낮아지고 결국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어 왔습니다.

자동차 기업별로 전기차 보조금 수령 현황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중국 전기차 업체가 받은 보조금 액수는 총 1600억 위안(약 29조5280억 원) 정도입니다. 중국 1위 전기차 제조기업 비야디가 70억 위안(약 1조2933억 원) 가까운 보조금을 지원받았고,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는 약 35억 위안(약 6466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 둥펑, 광치, 치루이, 창청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도 10억~20억 위안(약 1847억~3695억 원) 이상씩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폐지에 따라 전기차 판매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야디는 지난달 말 왕차오(王朝), 하이양(海洋), 텅스(腾势) 등 전기차 모델 판매가를 2000~6000위안(약 37만~111만원)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광저우자동차 산하 전기차 메이커인 아이안(埃安)도 최근 일부 모델의 공식 판매가를 3000~8000위안(약 55만~148만 원) 올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쟁력을 키운 중국 전기차 산업이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앞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시장은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중국 자동차산업협회(中國汽車工業協會)에 따르면, 2009년 500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352만 대로 늘어났습니다. 전 세계 전기차 절반이 중국에서 팔린 정도입니다. 올해 전체 중국 전기차 판매가 90% 증가한 67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년 중국 전기차 판매 규모를 올해에 비해 35% 증가한 900만 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신차 판매 중 전기차의 비중이 32.6%에 달하게 됩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성장하며, 2023년 목표치는 내년에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11월 ‘신에너지차 산업 발전계획(2021~2035)’을 발표해 2025년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고 2030년에는 30%, 2035년에는 50%로 올리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한편, 보조금 폐지로 중국 로컬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동안 보조금 문제로 중국 시장 진출이 막혔던 국내 자동차 메이커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주요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보조금 지원 종료 시점을 앞두고 연말 판매량을 확대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한시적인 가격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테슬라와 네타 등은 직접적인 판매가 인하, 립 모토는 한시적인 캐시백 쿠폰 제공, 테슬라와 AITO 등은 보험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며 연말 판매량 확보를 위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가격 혜택을 지원 중에 있습니다. 샤오펑과 지리자동차, 장성자동차(ORA) 등은 올 연말까지 계약금을 지불한 고객에게는 2022년 국가보조금 차액을 제조사측에서 부담하는 방안으로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 중국 전기차 시장은 연내 가격 인하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습니다. 중국 PV인포링크는 배터리 모듈 가격을 2022년 고점(킬로와트시당 약 160달러)에서 2024년 초 킬로와트시당 120달러 수준까지 하락, 2025년 초에는 킬로와트시당 10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국 전기차 판매가 인상의 주요 원인이던 탄산리튬의 가격은 수급 완화로 2023년 하반기부터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공급망 개선에 따라 리튬이온배터리 모듈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완성차 제조사들도 배터리 가격 하락에 따른 전기차 판매가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국내와 미국, 유럽에서 판매하는 '아이오닉5'에는 SK이노베이션(현 SK온) 배터리를 탑재하지만,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는 닝더스다이(CATL) 배터리를 장착했습니다.

자동차 제조 업계 뿐만 아니라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보조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해야 했고, 그 덕에 중국 배터리 산업이 급성장했습니다. 보조금 고민이 사라진 만큼 '눈치보기식'으로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대신 품질에 더 주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중신증권은 "내년 보조금 폐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업계의 전기화·스마트화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25만 위안 이상 고급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스마트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순수전기차 수익성이 낮은 상황에서 한도가 가장 컸던 순수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짐에 따라 내년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모가 급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조금 폐지로 현지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간 보조금 문제로 현지 진출이 어려웠던 국내 완성차 메이커나 배터리 기업에는 새 기회가 생길 것으로 코트라는 전망했습니다.

현대·기아 국내 자동차 기업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1%이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 CATL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세계시장점유율은 20.8%에서 13.8%로 낮아졌습니다.

예측할 수 있는 시장 전망에 관한 자료로 좀 더 구체적인 리포트를 원했지만 아직까지는 한국 완성차 업계나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수혜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이 보고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중국으로의 전기차 판매와 배터리 판매에 대해서 1분기 시장상황과 관련 리포트를 보면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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