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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보증금 부담된다 보증금 없이 주세 살아보자

by SB리치퍼슨 2023. 1. 15.

보증금 부담된다 보증금 없이 주세 살아보자

삼성동에 직장을 둔 30대 초반의 A씨는 프롭테크 앱에서 평소 눈여겨보던 회사 인근 오피스텔이 '주세'로 나온 걸 확인하고 이사를 고심하고 있다. 인근 원룸 오피스텔 전세보증금이 최소 3~4억원인데 보증금 없이 1주당 46만원만 내면 된다니 구미가 당긴다. 목돈을 들이지 않고 강남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살아보고 임대료가 부담되면 언제든 주 단위로 이사를 나오면 되기 때문이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 ‘주세’가 확산하고 있다. 주세는 주 단위로 계약을 하는 것이다. 전세 사기 우려와 높은 보증금, 고금리 등의 이유로 월세나 전세보다 주세를 선호하는 것이다. 사회초년생 입장에서는 전세대출 이자의 부담이 크고 월세의 경우도 최소 1000만원 이상의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세는 월세나 전세에 비해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적거나(50만원 안팎) 없다. 또 최근 월세의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보증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는 청년들 사이에서 주세가 떠오르고 있다.

최근 온라인 부동산 거래 커뮤니티에는 ‘무보증 단기 임대’ 매물 관련 게시글이 하루 동안 8건이 올라왔다. 주세는 최소 일주일 계약부터 월 단위 계약까지 가능하다. 집주인 직거래부터 주 단위 주택 계약을 중개하는 업체도 출현했다. 가격대는 집의 형태에 따라 일주일에 10만~45만원 선으로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한 프롭테크에 소개된 '주세' 매물.

한 프롭테크 관계자는 "전세 사기로 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도 크고 1~2룸 소형 주택은 어차피 월세가 대세였다"며 "이제는 월세도 모자라 보증금이 없거나 있어도 한 달 월세 수준인 주 단위 단기임대가 도입되고 있는데 일반 월세보다 다소 임대료가 높아도 보증금이 없다는 장점 때문에 의외로 수요가 많다"고 했다.

역전세 속에서도 월세 시세는 꾸준히 올라 올해 월 100만원 이상 고가월세 실거래는 8만건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4.8% 늘어난 수치다.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도 가파르다. 전세가 하락에 '깡통전세' 우려가 높아진 데다 금리 급등으로 월세가 금융비용보다 낮아져서다.

삼삼엠투 관계자는 “전월세 계약 외에도 단기 임대, 출장, 이사시기가 안 맞을 때, 해외교포 등 다양한 목적을 이유로 한 주세 계약이 늘고 있다”며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매해 주세계약이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대인 입장에서도 전세 계약을 앞두고 중간에 비는 기간이 생길 때 단기간 수익을 내기 좋고 임차인들도 여러 목적으로 단기 임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주세가 나쁠 게 없다. 보증금을 안 받거나 최소화(통상 한 달 치 월세 수준) 하되, 매주 그만큼 임대료를 더 받으면 늘어난 이자 부담과 보유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계약 단위의 전월세는 임대차보호법으로 최소 4년(2년+갱신2년) 간 매매가 어렵고 임대료도 연간 최대 5%까지만 올릴 수 있어 운신의 폭이 제한된다는 점도 작용했다.

그러나 주세는 초단기 임차 상품이다 보니 임대료 상승기에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단기 급등할 수 있다. 주거 편의는 높아도 주거 안전성에는 역행한다. 이 때문에 뉴질랜드를 비롯해 주세가 일반적인 국가에선 임차인의 내집 마련이 보다 어렵다. 매주 임대료를 지불하려니 목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실장은 “주세는 아직 단기 임대 유형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주 단위 주거 목적보단 단기 출장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거라 주세가 활발하다고 단정 짓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출처 : [기사원문]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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